[맛있게즐겁게]장어요리 전문점(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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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용산세무서 입구 '옛집'

세계일보사 정문 맞은편에 있는 '옛집' 은 장어구이와 장어탕 맛으로 소문난 집으로 나 자신, 장어구이 생각이 나면 찾는, 이를테면 나의 장어구이 단골집이다.

특히 인삼과 참깨를 듬뿍 넣고 끓여 내는 장어탕 맛이 일품이다.

장어탕은 무슨 비법이 있어서인지 비린내가 전혀 없으며 구수하고 시원해서 감칠맛이 난다.

장어구이 1인분 1만3천원, 장어탕 5천원.

서울 강북, '섬진강' 도봉, '조일미락' '영산강'

서울 수유리와 도봉산 입구쪽에 산재해 있는 세 집을 하나로 묶는 것은 그 어느 집이나 장어전문점으로 오랜 전통을 갖고 있으나 그 뿌리는 하나로 창업주가 업종을 동생이며 처남.매제 등에 똑같이 전수했기 때문에 조리법도 대동소이하다.

전철 도봉역 앞에 있는 '조일미락' 은 가장 오래된 집으로 장어를 통째로 구워 조리하지 않고 처음부터 한입에 들어갈 만큼 잘라 굽는 것이 특징이다.

잘린 부분까지도 양념이 골고루 배기 때문에 일손이 번거러워도 잘라서 굽는 것이다.

강북구 수유리 4.19탑 네거리 길가에 있는 '섬진강' 은 보다 쾌적한 위치에 넓게 자리하고 있으며, 즉석에서 잡은 장어를 한 마리 째로 구어내는 것이 다르다.

도봉산유원지 입구에 있는 '영산강' 역시 유원지를 찾는 등산객들이 하산길에 소문을 듣고 일부러 찾아 드는 집이다.

세 집 모두 1인분 1만4천원.

서울 성동, 광나루 '버드나무집'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근처에 있는 이 집은 장어구이에 관한 한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자연산이 없어 옛날 만큼의 빛을 보지 못하고는 있으나, 오랜 전통과 장어를 고르는 안목이 있고 조리 솜씨도 좋아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다.

1인분 1만 5천원.

서울 강동, '암사민물장어'

암사동 선사네거리에 있는 이 집은 20여년 오직 장어만을 전문으로 하는 소문난 집이다.

형제들이 모두 장어양식과 총판을 하고 있어 싱싱한 장어를 수시로 공급받을 수 있어 질 좋은 장어를 내놓고 있다.

장어를 잡을 때 전기쇼크를 주지 않고 번거롭지만 재래식방법으로 잡는 데에 맛의 비결이 있다 한다.

주메뉴는 양념구이로 감초.계피.산초.생강.마늘.북어 끓인 물.꿀 등 20여가지 천연양념을 48시간 이상 고아낸 것을, 은은한 불에 양념장을 발라가며 수차례 구워낸다.

1인분 1만5천원.

파주 '임진나루터집'

문산 네거리에서 선유리와 두포리 사잇길로 1㎞쯤 들어가 있는 이 집은 70년 이상 3대를 이어 장어구이를 해온 이 방면의 명문집이다.

여름에는 더러 자연산도 나온다.

임진강에서 직접 잡아 올린 것이지만 양도 부족하고 값도 양식장어보다 두배나 더 비싸다.

값이야 어찌됐든 옛날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굳이 그 맛을 보겠다고 하면 예약을 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양식장어라 하더라도 비법의 양념을 곤 국물에 각종 양념을 가미해 만든 장은 반 고형으로 되어 있는데, 한번 맛을 보면 그 독특한 맛에 다시 찾지 않고는 못 견딘다고 한다.

1인분 1만7천원, 자연산은 그 2배.

파주 '임진각 폭포어장'

문산 네거리에서 우측으로 37번 국도를 따라 13㎞ 지점에 있는 이 집은 부지 5만평에 수면적 (水面積) 만도 5천평에 이르며 지하수를 개발해 인공폭포까지 만들어 놓은 세계적 규모로 장어를 위시한 송어.향어.은어의 대단위 양식장이다.

자연경관이 좋은 서울 근교에서 비교적 높지 않은 가격으로 장어양념구이 (1㎏ 4만5천원) 를 위시한 송어회와 탕을 즐길 수도 있다.

장어요리는 전통적인 일본식 구이여서 다소 색다르다 할까.

김포 '솔밭가든'

김포읍 1㎞ 못 미쳐 이름 그대로 우거진 솔밭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집으로, 향어회며 갈비구이도 아울러 하고 있지만 장어숯불구이가 일품이다.

굽는 방법도 독특하고 양념장이 각별하다.

산초.파.양파 등의 각종 양념으로 자체 개발한 소스를 4~5회 발라 장어 살속까지 맛이 배도록 하는 것이 제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한다.

1인분 1만4천원.

고창 '동백식당'

고창 선운사입구에는 수많은 장어구이집이 밀집해 있다.

그 까닭은 예부터 임금님의 진상품이었다는, 바닷고기와 민물고기의 어중간한 맛이어서 각별한 맛으로 치는 풍천장어의 명산지였기 때문이다.

그 많은 집 가운데 가장 역사도 있고 규모도 크며 맛 또한 각별해서 소문난 집이다.

오랜 경험과 굽는 요령도 좋지만 그 양념초장은 장어뼈를 하루 내내 곤 국물에 갱엿과 마늘.생강.고추장을 넣고 끓인 것인데 그 고추장 맛부터가 질이 다른 것이다.

장어요리정식 1만 3천원. 선운사가 있는 도솔산에서 채취한 야생의 각종 산나물과 10년 묵은 희귀한 젓갈류가 등장하는 밑반찬도 구수하고 맛깔스럽다.

장성 '초야식당'

장성읍 상오리에 있는 이집에는 한옥 2채와 5개의 정자가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1백년 묶은 느티나무 그늘 밑에서 맑은 개울물 소리를 들으면서 즐길 수 있다.

이 집의 장어는 육질 좋은 것만을 까다로울 정도로 골라 쓰며 26가지의 재료로 만든 장맛이 비결이다.

이 장어구이 (1인분 1만3천원) 로 남도음식 대축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미리 연락을 하면 지리산 계곡에서 자란 자연산 풍암장어를 맛볼 수 있다 (1㎏ 4인분 15만원) .

강진 '목리장어센터'

강진평야를 흐르는 강진강은 목리앞을 지나 구강포 (九江浦) 로 빠진다.

이곳은 수심.수온이 장어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곳이어서 자연산 장어의 산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자연산은 물때가 있고, 물량이 적기 때문에 미리 주문을 해야 한다.

자연산 (1㎏ 3~4인분 10만원) .하지만 양식장어 (1인분 1만2천원) 라도 참나무 숯불에 직접 구워 내는 구이가 오랜 경험과 장맛이 좋아 맛이 독특하다.

특히 이 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장어회.장어젓갈이 흉내내기 어려운 각별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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