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일산 '밀알 칼국수 전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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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조그마한 손칼국수집에선 어머니의 푸근함이 느껴진다.

지난해 10월 일산에서 문을 연 '밀알칼국수전문점' 도 요리하는 사람의 손끝 정성이 음식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곳. 다름아닌 주인의 친정어머니 김순화 (金順花.65) 씨의 솜씨다.

메뉴는 4가지 뿐. 이중 추어탕칼국수는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별미다.

미꾸라지는 가을.겨울이 제철이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도 기력을 돋우는데 좋은 고단백식품. 남편이 직접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국산 미꾸라지를 사가지고 오는데, 길고 날씬한 수입산에 비해 국산은 짧지만 통통하고 뼈가 연하다고. 이것을 며칠씩 물에 담궈 진흙등을 토해내게 하고 소금물로 4번정도 씻어낸 뒤, 푹 삶아 뼈째 믹서에 갈아 칼국수에 넣는 것. 육수는 북어.바지락.무등을 미리 끓여 놓았다가 다진 양파.다진 생강.산초.고추장을 섞은 다대기를 넣어 얼큰한 국물 맛을 낸다.

버섯.풋고추.감자.미나리.호박.깻잎.파등의 채소도 들어가 미꾸라지 특유의 개펄내도 느껴지지 않는다.

미꾸라지 1㎏으로 약 20인분이 만들어지는데 다른 추어탕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 진한 추어탕 맛을 찾는 이들은 따로 주문을 할겨우 갈지 않은 미꾸라지를 넉넉히 넣은 6천원짜리 특식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해물칼국수는 담백한 맛. 새우.홍합.굴등이 들어가는데 식중독의 위험이 있는 여름 한철은 오징어등으로 바꾸는 것이 나을 듯하다.

이집의 유일한 반찬인 배추김치 겉절이와 고추장도 金씨가 직접 담근 것. 칼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인심좋은 주인은 보리밥도 조금씩 주는데 고추장과 겉저리를 찢어 넣고 비벼 먹는 맛도 일품이다.

식당은 크지 않지만 앞뒤로 트여 대청마루에 앉아 먹는 느낌.

평가팀 = 윤숙자 (尹淑子.배화여전전통조리학과) 교수.김정수 기자

▶경기도고양시대화동성저마을 (대표 허태자, 0344 - 918 - 9133)

▶메뉴 =추어탕칼국수.해물칼국수.열무보리비빔밥.냉콩국수 각각 4천원

▶영업시간 = 오전10시40분~오후10시, 일요일 휴무 ▶규모 = 48석

▶신용카드 불가

▶주차 = 20여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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