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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건강이 위험하다’ ② 간암 중앙일보 - 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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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구로병원 간센터 의료진이 간암환자에게 간동맥 화학색전술을 시술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제공]


◆일찍 발견할수록 생존율 높아=간암은 만성 간질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원인은 B형 간염(간경변증과 만성간염 포함) 70%, C형 간염 12%, 그 밖에 알코올성 간질환이 7%를 차지한다.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 성인의 5~6%가 B형 간염에 걸려 있기 때문. 따라서 30세 이상 간경변증 환자나 B형·C형 만성간염 환자는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적어도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검사, 혈액검사 등 간암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내 간암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 10대 암 중에 예후가 가장 나쁘다. 특히 간경변증 등 만성 간질환을 동반한 환자가 많아 합병증에 의한 사망이 많다.

고대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는 “진행된 간암은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이 4개월에 불과하지만, 크기가 3㎝ 미만인 간암을 수술할 경우 5년 생존율이 60%를 넘는다”고 말했다. 최근 초기 간암의 진단율이 높아져 그만큼 치료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간암 검사도 간편해졌다=간암은 혈관이 풍부한 암으로 방사선 검사로 쉽게 진단된다. 간암이 의심되면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혈관조영술, 복부초음파를 통해 정밀진단을 받는다. 혈액으로 검사하는 알파태아단백 검사도 매우 유용하다.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간은 3분의 2 정도를 절제해도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예비기능이 큰 장기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수술로 종양 부위를 제거하는 것. 그러나 실제 간암 환자 중 수술을 받는 사람은 20% 미만이다. 동반된 간 질환 때문에 수술이 위험하거나 간암 크기가 너무 크고, 여러 개가 동시에 발생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최상룡 교수는 “일본의 경우 종양 크기가 3㎝ 이하인 경우 수술로 완치할 수 있는 확률이 70%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수술기법의 발전과 다양한 비수술 요법과 병합 치료를 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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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수술도 많다=간암 치료방법은 다양하다. 수술이 아니더라도 환자상태에 따라 고주파 열치료법(RFA), 경피적 알코올 주입술(PEI)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간암이 진행한 경우엔 간암으로 향하는 혈관(간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차단하는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을 시도하기도 한다. 색전술은 암 크기가 작은 경우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고, 또 수술이 불가능한 다소 진행된 간암에서도 2년 생존율이 50%에 이른다.

고대 구로병원 영상의학과 차인호 교수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수일 내에 암덩어리가 사라지는 탁월한 치료법”이라며 “복부 동통·구역질·오한 등 부작용이 있지만 이는 다른 약제를 통해 쉽게 조절된다”고 말했다.

김지훈 교수는 “최근 암의 특정부위만 찾아 공격하는 표적항암치료와 색전술 병합 연구 등 새로운 치료술이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며 “간암을 조기 발견,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고대 구로병원 간센터=지난해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국내에서 둘째로 간암수술 회복기간이 빠른 병원으로 평가받았다. 수술받은 후 퇴원까지 걸리는 기간은 16.8일. 이곳 간암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협진 시스템이다. 환자가 내원하면 내과·간담췌외과·이식혈관외과·영상의학과·방사선 종양학과를 비롯한 관련과 의료진이 의견 교환을 통해 환자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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