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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봤습니다/BMW 뉴7시리즈] 수퍼카 뺨치는 가속력·코너링…‘조용한 괴물’이 더 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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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BMW 7시리즈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연 차다. 2001년 출시됐을 때 우람하면서 존재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성공한 사람을 대표하는 차가 됐다. 지난해 12월 새로 나온 5세대 7시리즈(사진)는 진보하는 BMW의 역사를 그대로 느끼게 할 만큼 신기술로 무장했다. 7시리즈의 경쟁차는 럭셔리 대형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벤츠 S클래스다. 지난해 세계 판매대수를 보면 S클래스의 60% 수준이다. 하지만 매년 이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뉴 7시리즈의 외관 디자인은 성공한 사람들의 존재감을 각인시켜 주는 디자인 컨셉트를 그대로 이어갔다. 다이내믹한 직선의 힘과 공격적인 디자인 패턴은 그대로 살렸다. 헤드램프와 제동등에는 LED 램프를 박아 한껏 멋을 부렸다.

실내 인테리어 감각은 ‘모던’이다. 깔끔하게 스위치를 정렬했고 각종 기능을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패널도 훨씬 커졌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기존 모델에서 혹평을 받았던 기어변속 레버 위치가 운전석 오른쪽 옆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기존 핸들에 붙어 있던 기어변속 레버(칼럼 시프트)는 호텔 도어맨과 가끔씩 자가운전을 하는 오너를 당황하게 했었다. 캐딜락을 대표했던 나이트 비전(야간주행 때 적외선으로 물체를 표시하는 기능)도 달렸다. 뒷좌석은 기사를 두고 타는 차답게 2인승으로 설계해 여유롭다. 시트에는 간단한 안마 기능도 달렸다. 이 차에는 직경 10㎝ 정도 되는 광케이블이 5m 정도 들어간다. 워낙 전자장비가 많다 보니 전기 배선에서 결함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광케이블을 설치한 것이다.

주행 성능은 조용한 괴물이다. 750i에 달린 4.4L V8 트윈터보 엔진은 무려 407마력을 낸다. 수퍼카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출력이다. 실내 정숙성은 렉서스와 우열을 다툴 정도로 조용하다. BMW의 특징인 저음의 배기음마저 샅샅이 찾아내 잡아버렸다. 서스펜션도 노면 상태나 코너에 따라 네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뒷바퀴는 회전각도에 따라 좌우로 함께 꺾여 회전반경을 줄여준다.

자동변속기는 기존 모델과 같은 6단이다. 경쟁 차종이 7, 8단을 사용한 것에 비해 BMW는 넘치는 힘을 감당하도록 내구성이 증명된 6단을 그대로 사용했다.

가속력과 코너링은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할 정도로 매끈하다. 7시리즈는 달리는 즐거움을 고집하는 BMW의 철학과 최고급차로서 품위라는 두 가지 테마가 잘 녹아 있다. 또 한 가지, 현재 도로를 누비는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은 신기술로 무장한 차다. 가격은 750Li가 1억7580만원, 740Li가 1억426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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