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괴전화.괴문서.음해...與경선 흑색선전 난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4일 아침 신한국당에는 몇통의 괴전화가 걸려왔다.민주산악회 출신임을 자처한 그는“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신한국당의 후보를 밀기로 했으니 그리 알라”고 말했다.

곧 金대통령이 지지의사를 밝힐 것이고 그때부터 행동에 들어갈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대세를 후보쪽으로 유도하려는 조작의 한 사례다.

대통령후보 경선을 보름여 앞둔 신한국당에는 과거와 같은 금품살포가 줄어든 대신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흑색선전물.유언비어등이 난무해 경선 분위기를 극도로 혼탁하게 하고 있다.

각 후보진영간의 과열경쟁 속에'김심(金心.金대통령 의중)'을 파는 유언비어중에는“영부인인 손명순(孫命順)여사가 모후보를 지지하라고 했다”는등 대통령가족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김현철(金賢哲)씨가 특정 후보 낙선을 위해 다른 후보를 지지토록 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이는 모후보측이 만들어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회의원회관 주변에는 이수성(李壽成)후보의 부친과 외숙부의 일제치하 경력을 문제삼는'가계(家系)특성'이란 제목의 흑색선전물이 나돌아 李후보측이'의도적인 음해'라며 반발하는등 비방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신한국당 주변에는 매일 아침“모후보가 경선을 포기하고 다른 후보를 밀기로 했다”“모후보가 당권을 받는 대신 후보직을 양보키로 했는데 곧 발표할 것”이라는등의 괴소문이 판을 친다.지목된 후보들은 이를 해명하느라고 진땀을 빼면서 모함의 진원지를 찾아내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따라 이만섭(李萬燮)대표서리는 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나라의 큰 일이 있을 때마다 국회일원에 괴문서를 돌려 정치권에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당 선관위차원의 철저 조사를 지시했다.

李대표서리는 경선후보들과의 만찬모임에서도“후보진영간 상호 비방과 과열 경쟁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며“흑색선전물 배포나 상호 비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李대표서리는“특히 5일부터 시작되는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상대후보 비난이나 불법유인물 배포행위등에 대해선 공명정대한 경선 분위기를 위해 당 차원에서 엄중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