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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삼풍참사 2돌 - 그때 그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보고 싶은 아빠에게.연수받으러 미국으로 왔습니다.미리 말씀 못드려 죄송해요.집을 떠나니 부모님과 언니.동생이 더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삼풍백화점 3층 의류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다 희생된 姜선미(당시 25세.가명.여)씨 가족들의'눈물의 연극'(본지 96년6월28일자 23면 보도)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93년 뇌종양 수술을 받은 아버지(60)가 딸의 죽음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까봐 시작된 일이었다.

5백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주년을 맞았다.당시 온 국민을 울고 웃게 했던'삼풍의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매몰후 각각 2백30,2백85,3백77시간만에 구조된 최명석(崔明錫.22).유지환(柳智丸.20.여).박승현(朴勝賢.21.여)씨. 崔씨는 수원전문대 건축설비과 2학년 재학중이며 방위산업체에 지원하기 위해 자격증시험을 준비중이다.본인이 직접 작사한 삼풍을 기리는 노래'너 없는 시간'을 29일 추모식장에서 부를 예정. 朴씨는 근로복지공단 복지진흥국에 근무하며 산재근로자 자녀의 장학사업을 돕는 한편 계간지'젊은 우리들'을 만들고 있다.朴.崔씨는 지난 4월 일본의 한 음식점 초청으로 도일(渡日),정신력에 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柳씨는 현재 호주에서 어학연수중이다.

당시 카자흐스탄 대통령 경제고문이었던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방찬영(方燦榮.62)소장은 부인 송인숙(宋仁淑.당시 49세)씨와 딸 찬숙(燦淑.당시 19세)양을 잃은 뒤 한때 실의에 빠졌으나 코러스인터내셔널이란 회사를 경영하며 보일러무역에 진력하고 있다.

두딸을 한꺼번에 잃은 정광진(丁廣鎭.57)변호사는 13억원 규모의 삼윤장학회를 설립해 큰딸 윤민(允敏.당시 29세)씨가 교사로 재직했던 서울 국립맹학교를 돕고 있다. 고정애.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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