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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미디어 융합 늦어질수록 세계화 경쟁서 뒤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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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밤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출연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TV토론에 나섰다. 취임 1주년 소회를 비롯해 경제 살리기, 4대 강 사업, 청년 실업 대책, 교육 개혁, 신문방송 겸영, 국민통합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올 한 해도 지난해만큼 어려울 것이지만 내년에는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를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취임 1주년

-1년 소회는.

“어려운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송구하지만 올 한 해도 어려울 거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가운데 취임했는데 어쩌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하나님의 소명이 주어진 게 아닌가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그간 외교 활동에 대한 평가는.

“ 4강 외교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됐다고 생각하고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선정된 건 대한민국으로선 역사적인 사실이다. 올 상반기엔 유럽연합(EU)·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하게 된다.”

◆북한의 NLL 합의 파기 선언

-북한이 NLL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역대 정권도 초기엔 남북 관계가 경색됐다. 북한의 강경 발언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미 간 신뢰 관계가 복원됐다. 통미봉남이란 용어는 이제는 폐기돼야 한다. 세계에서 북한을 진정 위하는 나라는 누군가라고 북한에 묻고 싶다. 한국이다. 오래지 않아 협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우리보다 앞서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결국 미국은 한국과 협의한다. (북한은) 한국의 협조 없이 미국과 잘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북한이 삐라 문제에 예민한데.

“삐라 뿌리는 것에 대해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소소한 문제로 북한을 자극하는 건 피해야 한다.”

◆경제 위기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단 지적도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한꺼번에 어려워진 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 하반기엔 풀릴 거라고 했는데 올해 들어서 내년 들어가야 풀릴 것이라고 전망된다. 희망적인 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월드뱅크가 한국이 가장 먼저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했고, 선제 지원을 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이 가장 빨리 대응하고 있다.”

-성장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쓴 게 잘못이란 얘기도 있다.

“일부 그런 지적도 있고 정치적 공세도 있었다. 정부 출범할 때 세계 경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미국도 몰랐다. 금융위기가 와 500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달러 수요가 많아져 환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써서 올랐다 내렸다 한 건 아니다.”

-4대 강 유역사업이란 토목 공사로 성장잠재력 키울 수 있는지 의문이다.

“위기가 없더라도 4대 강 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울산엔 일자리는 있었지만 태화강의 썩은 물 때문에 환경적으로 최악의 도시였다. 4대 강은 당장은 일자리를 만드는 거다. 비상 시기에 가장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사람이 일용직 근로자다.”

◆4대 강 정비사업

-많은 국민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청계천 복원할 때도 80%가 반대했지만 되고 나니 이해하셨다.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기 위해 정부가 영상으로 보여줄 계획을 갖고 있다.”

-강남 등에서 집값 올라가는 규제완화를 한다는데.

“집값을 올리는 게 아니라 기업을 살리는 거다. 건축업체들은 전부 지방업자들이다. 정부가 분양가의 60~70%에 사서 국민에게 분양하든지 하면 된다.”

◆청년실업

-어떤 청년실업 대책 갖고 있나.

“ 다행히 녹색성장은 과거보다 일자리를 훨씬 많이 만들어낸다. 특히 신성장동력사업은 젊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낼 계획이 있다. 지방중소기업에서 2~3년 일하면 대기업에서 뽑아주는 제안을 했더니 (중소기업과 대기업) 양쪽에서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인턴도 마찬가지다. 눈높이를 낮춰라. 도전하면 좋은 경험이 된다.”

◆서민대책

-정말 생활이 어려운 서민도 많다 .

“조그만 자영업을 하다가 망해서 세 식구가 자동차에서 생활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다. 기초수급대상자의 경우 생계지원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빈곤층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희망복지129센터’를 만들어 주위에 어려워진 사람이 있으면 전화 129번만 누르면 전국의 공무원들과 이번에 뽑은 인턴들이 달려가 긴급구호를 하도록 했다. 정부는 주거를 잃은 분들을 위해 임대아파트도 수천 가구를 대기해 놓고 있다.”

-올해 정부예산에서는 기초생활보장 예산 3000억원 등 서민예산은 대폭 줄었는데.

“구체적 숫자는 정확히 모르지만 추경까지 따지면 기초수급자와 긴급 신빈곤층 지원예산까지 지난해보다 훨씬 늘었다.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는 줄면 좋은 것 아니냐. 정부 목표는 일자리를 만들어 수급자를 줄이는 거다.”

◆기업구조조정

-최근 조선·건설부문 등 기업구조조정이 너무 미흡하다.

“10년 전 IMF 외환위기 때처럼 과감한 구조조정을 왜 안 하느냐고 하지만 당시는 파산상태여서 이미 부도나고 죽은 기업이 많았다. 살아날 기업과 죽을 기업의 구분이 쉬웠던 것이다. 또 IMF 때 15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이미) 기업 구조조정을 해서 쉽게 되지 않는다. 1분기에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관계 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좀 더 속도를 내고 과감하게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미디어 관련법

-방송법 등에 반대가 있다.

“어느 정권이 이 민주화된 시기에 방송을 장악하나. 정권이 방송 눈치 보는 시대인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미디어가 융합하는 시대다. 늦으면 늦을수록 세계화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토론을 하고 이야기해야지 반대한다고 무조건 길거리로 나가면 어떻게 하나.”

-한나라당 법안 보면 대기업 5개가 하나의 방송국을 차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투자할 사람이 없다면 그렇게 되겠지만 이미 투자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은 시대를 못 따라가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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