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만 올린 고급좌석버스 배차지연.무정차통과.만원운행으로 시민항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19일 오후 서울종로구종로3가 서울극장앞 좌석버스 정류장.상계동행 10번 좌석버스(흥안운수)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30여명의 시민들은 30분이 지나도록 버스가 나타나지 않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30여분만에 겨우 좌석버스에 올라탄 시민들은 승강대입구까지 발디딜틈 없이 승객이 들어차자 짜증스런 표정을 지었다.

더구나 운전기사가 고급좌석버스로 바뀌었다며 1천원을 내라고 하자 승객들은 마침내 참고있던 분통을 터뜨렸다.

승객 정주일(鄭珠逸.31.여.노원구상계동)씨는“출퇴근때는 30분이 지나도 버스가 안나타나는등 서비스는 엉망이면서 일반좌석버스와 별 차이없는 고급좌석버스로 바꿨다고 1백50원을 더 받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불평했다.

고급(?)이 실종된 고급좌석버스 운행실태는 일산신도시에서 서울역까지를 운행하는 915-1번(동해운수)버스도 마찬가지.출근때면 입석승객이 버스마다 30~40여명이나 돼 승객들은'짐짝'취급당하기 예사다.

행신지역을 지날 때쯤이면'그만 태우라'는 항의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이 때문에 만원버스는 정류장을 지나치기 일쑤여서 중간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주민들은 만원버스조차 타지 못해 발을 구르는 실정이다.

특히 915-1번은 종전에 운행하고 있던 14대의 일반좌석버스를 모두 고급으로 바꾸는 바람에 시민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고급버스를 타고 있다.

승객 김경태(金慶泰.30.회사원)씨는“배차간격을 줄이는등 서비스는 전혀 개선하지 않은채 일반좌석버스 노선에 고급좌석이라고 쓰여진 버스만 운행하고 있다”며“결국 서울시가 버스업체에 요금만 편법으로 올려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초 서울시가 93년에 도입한 고급좌석버스는 서울 외곽지역에서 도심으로의 직행운행과 서비스개선을 표방했으나 지난해 7월부터 버스고급화라는 명분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일반좌석버스처럼 모든 정류장에서 정차하는데다 배차간격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등 서비스는 제자리여서 요금만 올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계영.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