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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출신 조중연 회장은 축구 행정의 달인 … ‘독선적 성격’ 시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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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진광불휘(眞光不輝).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신임 회장이 선거 공약 책자 한구석에 써놓은 글이다. ‘진정한 빛은 빛나지 않는다’는 뜻처럼 조 회장은 ‘정몽준 16년 시대’의 숨은 실력자로 일해 왔다.

정 회장이 정책을 결정하면 그는 손발이 돼 일을 추진해 나갔다. 2002년 월드컵 성공 개최, 파주 트레이닝센터 건립도 그래서 가능했다. “축구계의 의견을 여과 없이 정 회장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축구인” “축구 행정의 달인”이란 평가를 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현안을 돌파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단점도 있다. 인연을 맺은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 의리파지만 한번 눈 밖에 나면 좀처럼 마음을 다시 열지 않는 탓에 반대파도 많았다.

단장을 맡았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차범근 감독을 중도 경질한 뒤 자신은 책임지지 않고 자리를 지켜 팬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한국대표팀이 부진했던 2000년 아시안컵 때는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모호한 발언으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지금껏 축구협회장은 여운형·윤보선 등 정치인이나 최순영·김우중 등 기업가들이 주로 맡았다. 조 회장이 사실상 첫 번째 축구인 출신 수장이라 할 수 있다.

이해준 기자

◆조중연 회장 프로필

▶생년월일=1946년 1월 18일 충북 보은 출생

▶학력=서울 재동초-중동중-중동고-고려대

▶선수 경력=청소년대표(65), 산업은행(69~74), 해병대(70~72)

▶축구행정가 경력=축구협회 기술위원(92), 축구협회 기술위원장(98~99) 및 전무(98~04), 축구협회 부회장(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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