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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영화 속 상상을 현실로 만든 아이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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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 스마트폰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일반인들에겐 낯선 편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지요. 스마트폰이 나름대로 인기를 끈 미국에서도 비즈니스용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유는 휴대전화 문자입력 시스템 때문입니다. 써보신 분은 알겠지만 휴대전화 키패드로 영문자를 입력하는 것은 생각보다 성가십니다. 조금만 연습하면 어렵지 않게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한글과 다르지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전자펜으로 직접 글을 써서 입력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단말기에 PC와 같은 쿼티(qwerty) 자판을 달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쿼티 자판을 단 대표적 제품이 림의 블랙베리입니다.

그러다 아이폰(사진)이 나오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2007년 1월 9일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행사 ‘맥월드’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는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지난해에는 3세대(3G) 통신용 제품도 출시했습니다.

아이폰은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음성 통화용 휴대전화, 모바일인터넷 기기를 합친 제품입니다. 더욱이 한눈에 반할 만한 예쁜 디자인, 터치스크린에 ‘멀티터치’ 기능을 넣은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아이폰은 멀티터치 기능을 내장해 손가락 여러 개로 창 크기를 조절하고 위치를 옮기고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미래 공상과학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본 분은 알 거예요. 허공에 뜬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양손으로 검색을 하지요? 그걸 아이폰 화면에 대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아이폰은 스마트폰이면서도 비즈니스맨보다는 아이팟 사용자와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달마다 200만 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아이폰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잖습니다. 그동안 아이폰 출시에 가장 큰 걸림돌이던 위피 탑재 의무화 규제가 4월 풀립니다. 그래서 그동안 아이폰을 도입하려던 KTF가 분주해졌습니다. 하지만 문자메시지 기능을 쓰기 불편하다는 점, KTF가 운영하는 도시락 같은 음원 사이트 대신 애플의 아이튠스를 써야 한다는 점, 아이튠스나 각종 아이폰용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으로 파는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한국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어렵다는 점 등 숙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금세 출시되긴 어려울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어쨌든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 수십만 대씩 팔리진 않을지 몰라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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