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화 받고 깜짝 놀란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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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명박입니다.”

15일 오후 한나라당 당원 A씨는 휴대전화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안녕하십니까, 당원 동지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전화 목소리의 주인공은 분명히 이 대통령이었다. A씨는 “처음엔 잘못 걸린 전화인가 싶었는데 가만히 들어 보니 녹음된 대통령의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전국의 한나라당 당원 118만 명과 휴대전화로 ‘소통’했다. 휴대전화 번호가 등록된 전 당원들에게 녹음된 신년 인사를 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화 메시지에서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상대가 당원이었던 만큼 ‘동지애’를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루고 뜨거운 감격을 함께 나눈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집권 2년차를 맞았다”며 “국민에게 한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려워진 경제를 반드시 살려 내고 선진 일류국가를 이뤄 내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공동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동지 여러분이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도 앞장서 달라”며 “우리가 용기를 갖고 힘을 모은다면 올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내년은 감격으로 다시 대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분7초짜리 메시지는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합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로 끝을 맺었다.

휴대전화 메시지 아이디어는 당 사무처에서 나왔다. 당이 요청하자 청와대는 흔쾌히 수락했고, 녹음은 이달 초 이뤄졌다고 한다.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한 당원이 남겨진 번호로 다시 전화를 하면 곧바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당원의 등록된 번호가 아닌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면 ‘수신용이 아니다’는 메시지가 나오도록 해 뒀다.

휴대전화 메시지는 또 대통령의 말이 끝난 뒤 당원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바를 녹음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선택했다는 게 당 조직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은 녹음 내용을 분석해 대통령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이가영 기자

■ 이명박 대통령 음성 메시지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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