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실공사 언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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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성수대교가 무너진지 3년,삼풍백화점이 내려앉은지 2년째다.그만했으면 부실공사가 끝날만도 한데 2년도 안된 아파트 축대가 또 무너져내렸다.7명의 사상자를 내고 2천여 주민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2년도 안된 아파트라면 공사시기가 성수대교 붕괴충격으로 안전점검과 부실공사에 대한 경각심이 가장 높을 때였다.그런데도 이틀 봄비에 무너졌으니 언제까지 같은 부실공사가 계속될지 암담한 생각이 들 뿐이다.

문제의 한진아파트 이외에도 준공검사가 끝나지 않은 재개발아파트에 1만2천여가구가 입주해 산다니 곧 있을 장마철에 어떤 불행한 사태가 생길지 큰 걱정이다.차제에 재개발아파트 뿐만 아니라 부실판정을 받은 구조물 전체에 대한 점검과 시정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재개발아파트는 개발이익에 집착한 주민과 수주이익을 남기려는 건설사,그리고 불량주택정비를 바라는 자치단체의 3중이익이 맞아떨어져 부실화되기 쉬운 속성을 지닌다.한진아파트의 경우 일부 동(棟)은 세차례나 설계변경해 13층이 20층으로 늘어났고,준공검사나 가사용승인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을 입주시켰다.지난해 안전판정을 받았다지만 며칠 봄비에 허망하게 무너졌으니 무슨 검사를 어떻게 해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돈암동 한진아파트는 성북동 뒷산에서 아리랑고개에 이르는 4백m 고지의 가파른 야산 위에 세워졌다.축대의 견고함이 보통 평지와는 달랐어야 했다.이처럼 건축허가과정에서부터 행정감독책임에 이르기까지 석연찮은 점이 많다.철저히 조사해 문제점에 대해선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사고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철저한 안점점검 없이는 언제 어디서 또 어떤 대규모 사고가 발생할지 예측조차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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