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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회 골든글로브 물 먹은 디캐프리오·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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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더 레슬러’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미키 루크(左). NBC 시트콤 ‘30락’의 주연배우들. 왼쪽부터 알렉 볼드윈, 제인 크라코스키, 티나 페이, 잭 맥브래이어.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감독상을 받은 대니 보일(右). [외신종합]


 ‘5전 6기’와 ‘화려한 부활’. 이 표현도 부족할 만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시상식이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턴 호텔에서 열린 제66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케이트 윈슬릿과 미키 루크의 남녀주연상 수상 등 드라마틱한 결과를 내놓으며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기력과 지명도에 비해 유난히도 큰 상복이 없었던 윈슬릿은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더 리더(The Reader)’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한꺼번에 가져갔다. 골든글로브 역사상 세 번째인 드문 결과였다.

‘나인 하프 위크’의 섹시 스타였으나 알코올중독과 잦은 성형수술 후유증 등으로 1990년대 이후 끝없는 추락을 경험했던 루크의 감격도 만만치 않았다. 퇴물 레슬러로 열연한 컴백작 ‘더 레슬러’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영국 출신 재주꾼 대니 보일이 연출한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각본상·음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미국 유명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를 본딴 인도 최대의 퀴즈쇼에 출연해 의외의 선전을 벌이게 된 빈민가 소년의 이야기다. 최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한 20여 개 상을 휩쓸어 다음 달 열릴 아카데미상에서도 선전이 예상된다. 반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앤절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등 톱스타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더 리더’로 주연상과 조연상 트로피를 한꺼번에 거머쥔 케이트 윈슬릿.

◆화제만발 남녀주연상=케이트 윈슬릿(34)은 그동안 ‘센스 앤 센서빌리티’ ‘타이타닉’ 등으로 골든글로브상 주·조연상 후보에 다섯 차례나 올랐지만 한 번도 타지 못했다. 아카데미상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가 ‘5전 6기’를 이뤄낸 작품은 샘 멘데스 감독의 ‘레볼루셔너리 로드’(국내 개봉 2월 19일). 1950년대 코네티컷 교외를 무대로 한 이 영화에서 윈슬릿은 권태기를 겪고 있는 중산층 주부의 내면을 밀도 깊게 표현했다. ‘더 리더’에서는 10대 소년과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는 나치 복무 전력의 여성으로 분했다.

‘아메리칸 뷰티’로 미국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예리하게 짚어냈던 멘데스 감독은 그의 배우자. 이뿐 아니라 상대 역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는 ‘타이타닉’(97년) 이후 13년 만에 재회해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이래저래 의미 깊은 작품이다. 이날 윈슬릿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받지 못한 디캐프리오에게 “이 영화에서 보여준 당신 연기는 압권 그 자체”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브래드 피트, 숀 펜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미키 루크(53)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제6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더 레슬러’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루크의 연기에는 “생애 최고”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빔 벤더스 감독이 “루크에게 주연상을 주고 싶었지만, 연기상과 다른 부문의 상을 같이 주지 않는 영화제 내규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강한 아쉬움을 피력했을 정도였다. 이날 “돌아오기까지 참 기나긴 여정이었다”고 감회를 밝힌 루크는 배우의 세계에서 연기력은 외모를 앞선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더 레슬러’는 상반기 중 국내 개봉된다.

◆미드는 ‘30락’ 돌풍=이번 골든글로브상 TV 부문의 꽃은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쓴 NBC의 시트콤 ‘30락(Thirty Rock)’이었다. ‘30락’은 지난해 9월 열린 제60회 에미상에서도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쓸었다. NBC를 무대로 벌어지는 방송가 뒷이야기 풍자가 일품이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티나 페이는 이 드라마의 제작자 겸 크리에이터(작가)인 재간꾼. 지난해 12월 말 NBC 심야토크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등장,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흉내를 내 AP통신의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숱한 영화출연에도 불구하고 킴 베이싱어의 전 남편으로 더 유명했던 알렉 볼드윈도 엉뚱하기 그지 없는 방송사 부사장 역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30락’은 현재 국내 케이블 채널 폭스라이프에서 방영 중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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