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평 잿더미 … 2400명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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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또 대형 산불
지난달 5일 낙산사가 전소됐던 강원도 양양군에 28일 또 불이 나 14채의 집이 타고 주민 2400여명이 대피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강풍 경보와 건조주의보가 내리면서 강원도 정선·태백, 충북 영동, 경북 김천 등 19곳에서 산불이 나 249㏊(75만평)의 숲이 탔다. [연합]

▶ 28일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일대에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과 함께 원포리 마을 뒷산을 넘어오자 주민들이 소를 끌고 대피하고 있다. [강원일보 제공]

28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강풍 경보와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원도 양양과 충북 영동, 경북 등 전국 19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1000여가구 240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1명이 부상하고, 249㏊(75만여 평)의 숲이 탔다. 특히 지난 5일 산불로 낙산사가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봤던 강원도 양양 지역에 23일 만에 또다시 대형 산불이 났다.

이날 오후 3시35분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주리 관광농원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 27m의 강풍을 타고 30분 만에 3㎞ 떨어진 임호정리를 지나 주문진과 7번 국도 등 바닷가로 번졌다. 이 불로 주택과 옛 입암리보건진료소 등 건물 15채가 불탔으며 현암리.입암리.임호정리.호매리.원포리.남애 1, 2 ,3 ,4리 등 12개 마을 842가구 1925명의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림도 95㏊가 불탔다.

소방당국은 헬리콥터 8대, 소방차 35대와 공무원 등 3500여 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날이 어두워 산불 진화가 어렵자 도로 가에 소방차와 진화대원들을 대기시키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한국전력 양양지점은 이날 불이 강풍에 쓰러진 소나무가 고압선(22.9㎸)에 걸쳐 있으면서 불꽃이 튀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50분쯤 강원도 정선군 귤암리 동무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나 강한 바람을 타고 산 정상을 넘어 아래쪽으로 번졌다.

27일 불이 나 불길이 잡혔던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야산에서 28일 오후 2시쯤 초속 7m의 강풍에 불씨가 되살아나 인근 천태산으로 옮겨붙었다. 불은 이날 오후 5시 산림 7ha를 태운 채 천태산 중턱 신라고찰 영국사(寧國寺) 밑 30m 지점까지 번졌으나 다행히 불길이 잡히는 바람에 소실 위기를 넘겼다. 소방당국은 양산면 누교.가선.호탄리 일대 156가구 주민 40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불이 사찰 인근까지 접근하자 사찰 측은 27일 오후 6시쯤 신도 50여 명을 동원해 보물 532호인 부도(浮屠)와 원각국사비(圓覺國師碑.보물 제534호).삼층석탑(보물 제533호) 등 각종 문화재와 100여 점의 불교 유물 등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양양.영동=홍창업.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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