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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톱>KBS1 '조선왕조실록' - 집현전, 정책자문役도 수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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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도자 기근을 한탄하는 소리가 높다.성군(聖君)에 대한 찬란한 기억이 오늘을 이렇게 초라하게 할 때가 있었을까.마침 올해는 세종대왕 탄신 6백주년이 되는 해. KBS-1TV'TV조선왕조실록'(밤10시15분)이 세종 탄신 6백주년 기념 4회연속 기획특집을 방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주 1편'세종 즉위,태종의 시나리오였다'에 이어 오늘 제2편'집현전에 물어보라'가 방영된다.13일 3편'세종2년,최초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다',20일 '그러나,가장 불행한 왕이었다'가 나갈 예정. 이번 특집은 치적을 치켜세우는데서 벗어나 집정의 이면,인간적 고뇌,검증되지 않고 야사로 전해 내려오는 세종에 얽힌 이야기들을 함께 추적하고 있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태종 이방원의 셋째아들 충녕대군(세종)이 보위에 오른 것은 양녕대군이 거짓으로 부왕에게 거슬리는 행동을 해 동생에게 보위가 돌아가게 했다는 속설을 뒤엎고 태종의 의도된 시나리오였다는 1편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매우 흥미있는 추리였다.

이 프로가 특징으로 내세우는 논리에 입각한 추리의 묘미와 단정(斷定)의 시원스러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오늘 방영되는 2편에서는 흔히 학술기관으로만 알려진 집현전이 실제는 통치에 필요한 기초연구와 자문역할등 주요 정책결정까지 관여했다는 점을 밝힌다.

약재조사.농사기술연구 모습이 드라마로 소개되며 집현전 96학사의 이력을 뒤져보고,집현전 학사출신 신숙주가 배신자로 불리는 이유등 갖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이 드러난다.

정책집행을 하지 않는 집현전 학사들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됨으로써 집현전이 민본정치 구현의 기능을 담당했다는 주장은 주목받는 해석이다.세종의 민본정치에 관해서는 세법도입을 놓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3편의 주장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4편은 세종의 개인사를 조명한다.병마에 시달렸고 장인은 사사당했으며 아들들은 왕권을 놓고 골육상쟁을 벌였다.

백성에게는 한없는 성군이었지만 개인적으론 불행한 왕이었다는 인간사의 아이러니와 맞부닥치게 된다. 이규화 기자

<사진설명>

민본정치 정신이 아쉬운 요즘 KBS'TV조선왕조실록'은 세종 탄신 6백주년을 기념해 4회 연속 특집을 방영하고 있다.2편'집현전에 물어보라'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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