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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직원들 스톡옵션 덕에 돈방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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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값이 올라간 자기회사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스톡옵션제 도입으로 이 제도를 채택한 벤처기업의 직원들이 돈방석에 앉게 됐다.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스톡옵션 부여와 옵션 행사,그리고 양도때 각각 비과세키로 하는등 세제혜택까지 줄 방침이어서 벤처기업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은 꿩먹고 알먹는 재테크 수단으로 등장했다.

이에따라 일부 대기업 직원들이 벤처기업으로 옮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고,대학생등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등 젊은이들 사이에'벤처붐'이 일고 있다.

컴퓨터 수치제어기(CNC)제조업체 터보테크(대표 張興淳)는 지난 2월17일 전체 임직원 1백90명중 38명에게 주당 1만원에 오는 2002년부터 2년간 모두 7만주(지분율 5.0%)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터보테크 주식은 지난달 22일 코스닥(장외)에 등록하면서 주당 3만원에 거래가 시작됐으나 3일 종가는 4만7백원을 기록,주식 1만주의 평가액은 4억7백만원에 달해 1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의 경우 아직 주식을 사고 팔 수는 없으나 벌써부터 3억7백만원의 평가차익을 낸 셈이다.

스톡옵션으로 주식 7천주를 받아 평가차익이 2억원에 달하는 이 회사 경영기획실 이상범(李相範)이사는“스톡옵션 도입후 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톡옵션은 근속연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사주와 달리 능력과 기여도에 좌우되는 것이 특징이어서 기술력이 우수한 엔지니어는 상대적으로 푸짐한 주식을 보장받게 돼 있다.

인트라넷 소프트웨어업체인 웹인터내셔널(대표 尹錫敏)은 지난 2일 코스닥시장에 등록되면서 2만5천원에 거래가 시작돼 3일 2만9천원을 기록,주당 6천5백원에 모두 2만3천7백50주(지분율 6.60%)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이 회사 직원 40명도 머지않아 큰 돈을 거머쥘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회사 尹사장은“스톡옵션 제도 덕분에 최근 유수 대기업에 근무하는 연구인력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미 내부적으로 스톡옵션을 실시한 위성방송 수신기업체 건인의 전병기(29)씨는 “직장 동료들이 스톡옵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톡옵션으로 부여받은 주식은 정년퇴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소한 3년이 지나야 권리를 행사,주식을 살 수 있으며 그동안 타인에게 양도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스톡옵션제는 사전에 약정된 싼 가격으로 일정 기한 동안 일정 수량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임직원들에게 주는 제도로 미국의 경우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들이 거부(巨富)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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