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일본 제친 건 불황 때 투자한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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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산업은 경기침체기에 역발상 투자로 세계 정상에 오른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1960년대 일본은 서유럽을 제치고 조선업 1위에 올랐다. 용접을 통한 블록 공법을 쓰고 원가 우위의 노동력을 앞세워 정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조선업종이 장기 침체에 빠지자 오일쇼크(79∼81년) 때 건조 능력의 3분의 1을 줄였다. 87년에는 엔고 현상이 극심해지자 또다시 3분의 1을 감축했다.

반면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당장은 어렵지만 앞으로 조선 호황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90년대 중반부터 과감한 투자를 했다. 삼성중공업이 94년 당시만 해도 거금인 3000억원을 들여 경남 거제에 세 번째 도크를 완공했다. 이듬해에는 현대중공업이 울산에 여덟 번째 도크와 아홉 번째 도크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마침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일본이 2002년 10월 후반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7대 조선사를 5개사로 재편했다. 하지만 이미 한 발 늦은 상태였다.

산업연구원의 홍성인 연구위원은 “일본은 건조 기술과 생산성 면에서 뛰어났지만 ‘경기침체기의 오판’으로 낭패를 봤다”며 “불황 때의 과감한 투자는 한국의 조선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세계를 다시 강타한 경기침체는 최정상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체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른 수주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 또 중소 조선소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자칫하다가는 물량 공세로 무섭게 따라오고 있는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행히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조선경기 불황을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로 넘어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수주량은 줄더라도 이익을 많이 내는 선박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전기추진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초대형 원유저장 생산설비 제조기술을 개발해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석유 시추용 선박 등 신개념 선박들을 잇따라 개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시추선과 반잠수식 시추선, 초대형 원유저장생산설비 등 해양설비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해 새로운 수주에 대비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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