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몸질병그리고의사>14. 눈 질환 下 - 녹내장 (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토큰 구멍으로 보는 세상'.

안과의사들이 녹내장환자의 시야를 설명할 때 흔히 인용하는 비유다.시신경의 손상으로 중심시야만 남고 주변부부터 보이지 않기 때문.

녹내장은 안압과 관련있는 질환이다.수정체와 각막에 영양공급을 위해 순환되는 방수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눈의 압력을 높인다.마치 싱크대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구멍을 막으면 물이 넘치는 원리와 같다.문제는 안압이 높아지면 눈 전체에

압박이 가해지고 가장 취약한 부위인 시신경유두(망막에 맺힌 상을 뇌로 전달해주는 신경머리 부분)가 뒤로 밀려 손상받게 되는 것이다.

녹내장은 주로 40대이후 질환이지만 미용안약 사용이 늘면서 젊은층에서도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이찬주안과원장은“녹내장클리닉을 찾는 전체 환자의 10%가 안약사용의 피해자”라며“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젊은이들이 눈의 충혈을 없애기 위해 습관적으로 안약을 사용했다가 녹내장으로 평생 관리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미용안약이 녹내장을 일으키는 것은 약에 함유돼 있는 스테로이드 성분 때문.스테로이드가 배출구 조직을 망가뜨려 안압을 높이는데 짧으면 1주일,길어야 3개월이내 증세를 일으킨다.

이원장은“더욱 심각한 것은 시신경이 90%까지 손상돼도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며 일단 미용안약을 사용했던 사람은 병원에서 안압측정과 시신경등 녹내장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녹내장의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고도근시.당뇨.비만.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녹내장은 대체로 만성으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급성일 경우 24시간 이내 치료받지 않으면 실명에 이른다.급성녹내장의 증세는

밝은 전구를 쳐다보았을 때 주위에 무지개 같은 것이 보이며 심한 안통.두통.구역질을 호소한다.

영동세브란스 안과 성공제교수는“일반적으로 만성일 때는 약물로 진행을 늦추지만 급성일 때는 미세수술이나 레이저로 홍채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어 방수의 배출을 돕는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