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 아름다운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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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80대 할머니가 시가 12억원 상당의 토지를 경기도에 내놓았다. 주인공은 엄순녀(81·서울 서초구 우면동) 할머니로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성 도립공원 안에 있는 토지 6필지 6770㎡를 경기도에 기부한 것으로 4일 뒤늦게 밝혀졌다.

그러나 엄 할머니는 토지를 기부한 것과 관련해 외부와 일절 접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의 기부 서명식도 비공개로 치러졌다. 남한산성 도립공원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말 김문수 경기지사가 주는 감사패도 대리인을 통해 받았을 정도다. 사진 촬영은 물론 기자와의 인터뷰 요청도 사양하고 있다.

엄 할머니는 “1992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유언을 남겼다”며 “미약하지만 도립공원의 발전과 도의 재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서명식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남 원산 출신인 할머니의 남편 김홍기(사망 당시 71세)씨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뒤 기업을 운영해 재산을 모았다. 엄 할머니는 남편이 사망한 뒤 유언에 따라 92~99년 서울 양재동에서 토기 전문 박물관인 홍산박물관을 운영했다. 그리고 2004년 청동기시대∼조선시대의 토기와 금동관·서화·고문서 등 151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같은 공로로 김씨는 2005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받았다.

엄 할머니는 92년 홍산장학재단을 설립해 기초과학 분야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매년 5억∼7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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