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곁의문화유산>현풍 도동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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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현풍에서 물돌이(河回)를 이루며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가다 다람재 정상에 서면 강마을 도동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마을 중심에 고풍스럽게 도드라지는 건물이 도동서원(道東書院).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를 일컫는 동방 5현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한훤당 김굉필(金宏弼.1454~1504)을 모신 서원이다.본래는 현풍 비슬산에 세운 쌍계서원이었으나 임진왜란 이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오면서 다시 지어졌다.

이후'도동'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그 속에는'성리학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자부심 넘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병산서원.도산서원.옥산서원.소수서원과 더불어 5대 서원의 하나로 꼽히며,서원 건축이 가져야 할 모든 건축적 규범을 완벽히 갖춘 대표적 서원으로 자리매김된다.

도동서원은 낙동강을 바라보며 동북 방향으로 지어졌다.

입구에서 사당에 이르기까지의 경사진 터는 폭과 넓이를 달리하는 무려 18단계의 석축으로 적절히 나뉘면서 비교적 넓은 곳에는 건물이,좁고 가파른 곳에는 뜰이 가꾸어졌다.석축은 쌓은 기법이 동일해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때때로 높낮이나

폭의 변화가 있어 율동감이 느껴진다.

대문에 해당하는 수월루를 지나면 곧바로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환주문에

들어선다.

환주문은 갓쓴 유생이라도 반드시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설 수 있는 작고도

겸손한 문이다.

이어 서원의 중심 영역이자 강학 공간인 중정당.높직한 기단 위에 자리한

중정당 양 옆은 기숙사 건물인 동재와 서재다.

흔들림없는 도학자의 당당함인양 의젓한 중정당 건물도 돋보이지만

중정당의 기단 또한 멋지다.

크기가 제각기 다른 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는데,같은 모양의 돌이 하나도

없이 그 옛날 모시조각보 같다고나 할까,아니면 서양화가 몬드리안의 면분할

화폭같은 모양새다.중정당 뒤로 돌아가면 가파른 경사에 5개의 석축을 쌓고

그 터에 모란과 갖가지 꽃나무로 후원을 가꾸고,그 사이에 계단을 두어 제향 공간인

사당으로 가는 길을 내었다.사당은 제향 때 아니면 공개되지 않는다.

도동서원에서 보물로 지정된 것은 중정당과 담장.담장이 보물로 지정된 것은

퍽 드문 일이다.진흙을 섞어가며 막돌을 몇줄 쌓은 뒤 황토 한 겹,암기와 한

줄을 되풀이하다 지붕을 덮어 마무리했는데 중간중간 수막새를 박아

율동감있는 무늬를 만들었다.

이런 담장이 지형에 따라 꺾이고 높낮이가 바뀌며 만들어내는 변화가 퍽

아름답다.

*구마고속도로 현풍인터체인지에서 1093번 지방도를 따라 구지쪽으로

약7백 가면 대리삼거리가 나온다.거기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9㎞ 가면

도동서원이다. 글=김효형〈한국문화유산답사회〉사진=김성철〈사진작가〉

<사진설명>

5대서원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도동서원은 낙동강을 바라보고

서있다.도동서원은 동방5현의 한 사람인 한훤당 김굉필을 모신 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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