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첫 재판 “3억원 받은 게 전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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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 나무에 노사모 회원들이 내건 희망 리본과 노 전 대통령 사진. 노 전 대통령은 최근 관광객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해=송봉근 기자]


노씨의 조카사위이자 변호인인 정재성 변호사는 “노건평씨는 정화삼씨 형제와 공모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를 부탁하고 정광용씨로부터 3억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가 건넸다는 29억6300만원에 대해서는 “홍씨에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액수가 23억원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또 “정광용씨가 홍씨를 노씨에게 소개하고, 정화삼씨는 노씨에게 전화로 부탁한 것을 공모로 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검찰의 설명을 요구했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차명 주식 및 부동산 매수를 인정하면서도 사적 용도로 쓰지 않았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씨는 변호인 진술에 잘못된 게 없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재판부는 노씨 사건과 정화삼씨 형제 사건을 함께 재판하기로 했다. 노씨 변호인단에 합류한 법무법인 화우의 박상훈 변호사는 “공모 혐의를 다투는 만큼 두 사건을 같이 처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란색의 봉하마을=노 전 대통령의 생가 앞에 있는 10여 그루의 감나무에는 최근 노란색의 리본들이 매달렸다. 노사모 회원들이 비치해 놓은 리본에 관광객들이 글귀를 적어 단 것이다. 노란색 돼지저금통을 탑처럼 쌓아 ‘희망탑’이라고 불렀다. 투명한 엽서통 안에는 ‘내년 봄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라고 적힌 엽서들이 보였다. 봉하마을은 온통 노란색으로 바뀌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에 머물며 독서를 하거나 집필 활동에 대비한 자료 정리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측은 “형님(노건평씨)의 사건이 진행 중이고 계속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봉하마을의 하루 방문객 수는 평일 300∼400명, 주말 1500∼2000명이다. 노건평씨가 구속되면서 평상시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김해=김상진 기자·박성우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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