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賣物회사와 M&A 활성화

극심한 구조적 불황이 지금 우리 경제를 강제적으로 재편시키고 있다.이 힘에 또 하나의 모멘텀을 더하고 있는게 우리도 가입해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특히 올해말까지 체결될 것으로 보이는 OECD의 다자간투자협정(MAI)등을 통한 거부할 길 없는 자유화 물결이다.

현실적으로 경제의 재편은 기왕에 조직돼 있는 생산요소가 불가피하게 재배치됨으로써 이뤄진다.여기서 일어나는 전형적 과정이 생산시설의 주인 바뀌기다.새 주인으로는 생산품의 종류나 품질의 이동(移動),생산요소의 재배치,마케팅전략의 변경 등을 통해 새로운 타당성을 발견한 기업가들이 나선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팔려고 내놓았거나 도산 직전에 있는 회사가 쌓이고 있다.회사를 팔고 사는 거래가 여러가지 장애요인들 때문에 성사되지 못함으로써 엄청난 낭비와 불행이 초래되고 있다.그런 회사는 마침내 파산에 들어가게 돼 주주.경영자.종업원 및 금융기관이 극심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우리 경제는'회사의 매매(賣買)'에 대해 제도.관념.관행을 바꿔야 한다.기업을 죽여놓고 매매하는 것보다 살아 있을 때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 백번 낫다.부도 중소기업 사장의 자살사건 보도를 비롯해 우성.유원.한보.삼미 등 대기업의 도산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고 있는가.비상장.상장 회사를 막론하고 정부는 세법.증권거래법.공정거래법 등을 완화하고,기업은 통념을 일신해 기업인수.합병(M&A)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엔 폐해도 적지 않으나 득과 실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득이 훨씬 크다는 정도가 아니라 당면한 불황을 헤쳐나가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우호적 M&A라야 꼭 선한 것이 아니다.은행의 구제금융이나 기다리는 안일한 부실기업에 대해서라면 적대적 M&A야말로 불황으로부터 주식시장을 재건하고 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춤으로써 결국 생산요소를 재배열해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효과적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