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마감 앞둔 원화 … 1200원대 안착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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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올 한 해 거래 마감을 앞두고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업들의 회계기준이 되는 연말 원화 값을 끌어올리려는 외환당국의 의지와 연말 결제용 달러 수요 사이에 팽팽한 힘 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벌어졌다. 이날 원화 값은 장 초반부터 급등하며 한때 1270원대까지 올라섰다. 한국씨티은행의 증자 관련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정부가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에 적극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원인이었다. 하지만 1280원대에서 달러를 사려는 주문이 나타나며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결국 이날 원화 값은 달러당 1299원에서 마감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달러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 가치는 1340~1350원 선이 적정해 보인다”며 “시장이 정부의 ‘연말 종가 관리’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거래되는 원화 가치(시장 평균환율)는 기업과 은행의 연말 회계처리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달러를 빌려 쓰고 있는 기업 입장에선 원화로 환산한 부채규모도 이날 원화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키코(KIKO) 등 통화파생상품에 가입한 기업들도 이날 원화 값에 따라 평가손의 규모가 달라진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계산하는 데는 원화 가치가 높아지는 게 유리하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외화 대출 규모가 줄어 BIS 비율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과 기업·은행 모두 연말 원화 값이 올라야 한다는 데 ‘이심전심’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결국 원화 가치가 달러당 1200원대로 올라서며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수출업체들도 달러 물량을 내놓고 있어 만약 1280원 선이 뚫린다면 1250원 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위적 개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씨티은행 오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과 기업에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연초에 다시 원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고 외환보유액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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