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판매 급감 … ‘기름 먹는’SUV가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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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1월 말까지 쌍용자동차가 판매한 차는 3만6212대로, 한 달 평균 3290여 대다. 지난해의 65% 수준이다. 게다가 자동차시장은 더 안 좋아지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판매대수는 1000여 대에 불과할 정도다.

국내외 자동차 시장은 3분기까지 계속된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쌍용차가 파는 차종 대부분은 고유가와 소비 위축에 치명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쌍용차의 주력 모델은 렉스턴과 카이런·액티언 등이다. 모두 육중한 차체에 강력한 파워를 자랑할 뿐 연비와는 담을 쌓은 모델이다. 경쟁업체들이 가벼운 차체 개발을 위해 강철 뼈대(프레임) 방식 대신 승용차에 사용하는 뼈대 없는 구조물(모노코크)로 바꿨다. 그런데도 쌍용차는 프레임 방식을 고수했다. 쌍용차들이 경쟁차보다 100㎏ 이상 무거운 이유다. 자연스럽게 연비는 경쟁차종에 비해 10∼20% 낮았다. 올 7월 한때 경유 가격이 L당 1947.75원까지 치솟으면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쌍용차는 여름휴가철 렉스턴 구매고객에게는 40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했다. SUV 전 차종에 대해 25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한다는 판촉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다급해진 쌍용차는 유럽의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에 맞추고 연비를 향상시킨 2000㏄ 승용 디젤엔진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다. 내년 말에 내놓을 콤팩트SUV C200(프로젝트명)에 이 엔진을 처음으로 탑재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호감을 끌지 못한 디자인도 판매부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005년 이후에 선보인 카이런과 액티언은 자동차 디자이너들로부터 “지나치게 실험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 회사 차는 영국의 디자인학교인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RCA)’의 디자이너 켄 그린리가 관여했다. 앞 모습은 유럽 중세의 투구를 연상시키며 근육질의 육중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다소 어색하고 특히 여성들의 호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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