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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yle] 눈치 ‘끄고’ 수다는‘틀어’ 그녀들만의 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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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화장은 지우고, 제일 편한 옷을 입고, 여자들끼리만 모이는 파티. 풍성한 이야깃거리와 편안한 마음이 가장 필요한 준비물이다. [박종근 기자]


이들은 밤새 소파와 바닥에 앉아 웃고 떠들며 마음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털어놓았다. 중간중간 사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니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서다. 장씨는 “여성들만의 파티가 그동안 로망이었다”며 “가까운 친구들과 한 이 파티가 오랫동안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왁자지껄한 송년회가 줄어가는 대신, 여자끼리 아기자기하게 끈끈함을 나누는 ‘걸스 파티’는 계속 확산하고 있다. 왜 여자들은 그들만의 파티를 열까?

#세 가지 필수품 ━ 수다·사진·이벤트

여자들은 수다로만 며칠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학창 시절 첫사랑, 남자 친구와의 연애 상담, 성형, 시댁 흉보기, 패션 이슈 등 여자들끼리만 통하는 화제는 무궁무진하다. 친구들과의 조촐한 송년파티를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 김지은(21·여)씨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자리에 남자들이 끼면 불편하다”고 말했다.

기념 사진 찍는 것도 빼먹을 수 없다. 여성들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은 조명이 좋아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풍선 등의 소품으로 꾸며놓은 방은 훌륭한 배경이 된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올려 자랑하는 것은 필수. 잡지사에 근무하는 김민선(23·여)씨는 성탄절 이브를 남자 친구와 보내고, 당일엔 5명의 여자 친구와 레지던스에서 파티를 할 계획이다.

“그날의 드레스 코드는 블랙 앤드 시크예요. 멋지게 옷을 맞춰 입고 와, 멋진 기념 사진도 많이 남겨야죠.”

아기자기한 이벤트도 여성들에겐 큰 기쁨이 된다. 매년 친구들과 선물 교환파티를 하는 대학원생 이정영(31·여)씨. 3만원 한도 내에서 각자 선물을 구입한 뒤 서로 선물을 건넨다. 나이 들어가면서 선물 받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작은 선물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기쁨을 준다.

회사원 김현서(26·여)씨는 신년을 맞아 타로카드 점 보러 가는 것을 주요 일정으로 잡았다. 그는 “미리 수소문해 둔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타로 점을 본 뒤 2차 장소로 옮겨 그 결과로 수다를 떨 것”이라고 말했다.

#없는 것 세 가지 ━ 과음·눈치·치장

“더 이상 못 먹겠다고 하는데도 왜 계속 파도타기를 강요할까요?”

“남자 친구의 송년모임에 따라갔는데, 친구들이 계속 술을 권했어요. 나중에 제가 힘들어하니 남자친구가 술 덜 취하는 약을 내밀더라고요. 고마웠느냐고요? 도무지 이해가 안 갔죠.”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송년회를 달가워하는 여자는 거의 없다. 한 여성은 “술을 즐기지 않을 뿐, 노는 것은 남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며 “술잔 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임은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억지로 노래를 시키는 것도 여자들은 못마땅하다.

여자끼리의 모임에선 싫은 술을 억지로 먹거나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폭탄주·양주 대신 와인·맥주·칵테일 등을 가볍게 한두 잔 마시는 게 전부. 급한 일이 있는 사람은 양해를 구하고 먼저 일어서면 된다.

남자들 눈 의식하며 내숭을 떨거나 꾸밀 필요도 없다. 화장을 지우고, 머리는 질끈 올려 묶은 뒤 집에서처럼 편하게 뒹굴며 놀 수 있다. 귀여운 잠옷을 맞춰 입는 파자마 파티도 여자들끼리라야 가능하다.

#호텔·레지던스 인기 … 찜질방도

여자들이 송년 파티로 애용하는 장소는 레지던스와 호텔이다. 레지던스는 보통 6명까지 묵을 수 있는 데다 간단한 취사도 가능해 비용 면에서 부담이 적다. 호텔은 레지던스보다는 비싼 편이지만, 호텔 측에서 방 안을 풍선으로 꾸며주는 등 파티 분위기를 더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패키지에 와인이나 기본 안주 등이 포함된 경우도 많다. 올겨울에도 몇몇 호텔이 여성들의 파티를 겨냥, 패키지를 선보였다. 프라자 호텔의 ‘걸스 파티 패키지’와 그랜드힐튼 호텔(레지던스)의 ‘레이디스 나이트 파티 패키지 Ⅱ’ 등이다. 프라자 호텔 측은 “12월 기준 주말 평균 17건 이상 예약돼 있다”고 밝혔다. 실속 있는 찜질방도 여성들의 송년회 장소로 각광받는다. 찜질방 이전 코스는 다채롭게 선택 가능하다. 시중 바에서 와인이나 맥주를 간단히 즐긴 뒤 심야영화를 보고 찜질방으로 향할 수도 있다.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여자들끼리 뭉쳐 놀다 찜질방에서 쉬는 방법도 있다. 최근엔 ‘스파 레이’같은 여성 전용 찜질방도 생겨 여성들이 마음 편히 모임을 열 수 있다. 물론, 편안한 장소로는 집만 한 곳이 없다. 친구의 집에서 모일 경우 와인과 음식도 각자 준비해 올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다.

송지혜 기자, 홍성현 인턴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모델=이미란·김하정·김보나·신희진
◆촬영 협조=프라자 호텔(장소), 비비안·좋은 사람들(의상)



여자들끼리 파티하기 좋은 곳

◆프라자 호텔 ‘걸스 파티 패키지’

넓은 비즈니스 룸에서의 1박에 맥주·안주·코겐도 화장품 세트·보드게임 등이 제공된다. 서울광장의 아이스링크를 방 안에서 바라볼 수 있다. 성인 2인 기준 19만 9000원(세금·봉사료 별도), 02-310-7710.

◆그랜드힐튼 호텔 ‘레이디스 파티 패키지 시즌 Ⅱ’

방 3개, 부엌·거실까지 갖춘 레지던스(호텔 옆)를 이용할 수 있다. 와인 1병, 치즈·파운드 케이크·오렌지 주스 등이 제공된다. 호텔 내 클럽 바발루에서 생맥주와 피자를 즐길 수 있는 쿠폰도 제공된다. 가격은 6인까지 17만 9000원(세금·봉사료 별도), 02-2287-8400.

◆새로운 사랑을 위한 싱글들의 새해맞이 파티 ‘러브 뉴이어’

(주)피당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공동 기획으로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가든 호텔에서 싱글을 위한 ‘러브 뉴이어’ 파티를 연다. 신간 ‘이지연과 이지연’에서 혼자 기념일을 축하하는 스물일곱 살 주인공의 에피소드에 착안해 기획됐다. 안은영(‘여자생활백서’ ‘이지연과 이지연’)·탁현민(‘남자마음 설명서’) 작가의 사랑 강의, 지나간 사랑을 떠나 보내는 ‘나쁜 사랑 화형식’ 등의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YES 24·교보·알라딘·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에서 응모할 수 있다. 여자만 참석 가능하다.

◆이태원 클럽 볼륨 ‘예거 마이스터 “Year-End 2008”’ 파티

일렉트로닉 클럽 볼륨이 독일산 허브 리큐어 예거마이스터와 함께 파티를 연다. 영국 잡지 Q가 ‘죽기 전 꼭 봐야 할 50대 밴드’로 선정한 DJ 탐 스테판이 디제잉을 맡는다. 입장하는 전원에게 예거마이스터 로고가 새겨진 비니와 레이저 키홀더 등을 증정한다. 1544-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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