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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생산물량 절반 해외로 … 7465억원 순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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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 수출 경쟁력은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의 ‘중질유 분해 탈황시설(BCC, Bunker-C Cracking Center)’에서 나온다. BBC는 저급 원유를 정제할 때 불가피하게 대량 생산되는 벙커C유를 휘발유·등유·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하는 설비다. 정유설비 중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시설이다.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고급 원유 대신 수급이 원만한 저급 원유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 수입되는 중동지역 원유는 대부분 저급 중질유다. BBC는 이를 시장이 원하는 경질유로 바꿔주는 ‘지상 유전(地上油田)’인 셈이다. BBC 덕분에 에쓰오일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질유 공급 허브’로 떠오르게 됐다. 회사의 수익성도 크게 향상돼 지난해엔 석유 소비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746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에쓰오일 측은 “석유 수급 시장이 불안하다지만 내년도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도 등 아시아 신흥 경제국의 석유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하고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 부족해 국내 정유사들의 입지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평길 팀장은 “특히 국제 석유 시장에서 원유 정제 시설의 생산 마진은 줄어들지만 BCC 생산 마진은 여전히 높아 에쓰오일처럼 수출 비중이 높고 고도화 시설이 많은 정유사일수록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이 같은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시설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울산시에 있는 온산공장을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로 확장하는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2011년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하루 63만 배럴의 원유 정제 능력과 함께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연간 160만t 규모의 P-X, 58만t 규모의 BTX 생산시설을 갖춘다. 김 팀장은 “이를 통해 정유뿐 아니라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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