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연구 1000건 … 즉각 현장 투입 가능한 인재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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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교토·와세다·게이오의 대학원생이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다. 특히 우리는 교토대와 의학·경제학 분야의 연구를 심화하고 있다. 일본에서 암세포 분야는 교토대와 게이오대가 강점이 있고, 특허도 많이 갖고 있다. 앞으로도 ‘대학 연대’를 통해 이 분야의 선두에 서려 한다.”

올해로 설립 150주년을 맞은 일본의 명문 사학 게이오(慶應)대의 안자이 유이치로(安西祐一郞·62·사진) 총장을 10일 그의 사무실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대학 발전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열린 대학’에 대해 상당히 강조했다.

안자이 총장은 일본 정부의 교육재생간담회 좌장을 맡아 일본 대학 개혁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학문 융합은 어떻게 하고 있나.

“게이오대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선구자였다. 쇼난 후지사와(湘南藤澤) 캠퍼스는 처음부터 학문 융합을 추진해 문·이과 융합을 시도했다. 고령화 사회의 정보통신(IT)과 자동차 연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고령자가 이동하기 쉬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관련 기술과 사회제도를 연구하는 코 모빌리티(Co-mobility) 프로젝트를 지역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그 밖에 문·이과 융합 프로젝트는 아주 많다.”

-기업과 산학 협동은.

“기업과의 공동연구는 이미 1000건을 돌파했다.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박사과정 인재 육성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의학·이공계는 물론 사회과학에서도 사회에 진출하면 바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내년에는 소니와 제휴해 이공계 박사과정 인재를 육성하는 사업이 시작된다. 기업뿐 아니라 문부과학성의 지원도 받고 있다.”

-세계 유명 대학과의 경쟁 계획은.

“지금의 목표는 더 오픈(open)되고 글로벌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뛰어난 유학생을 더 많이 받고, 게이오대 학생이 밖으로 더 진출 해 2050년께 세계 곳곳에서 활약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려고 한다. 이런 기반은 창립 150년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2005~2015년까지 10년간 확고해질 것이다. 한국의 유수 대학들과의 협력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전략은.

재학생의 10%가량을 유학생으로 받으려 한다. 약 3000명이다. 지금은 3.3%, 1000명 수준이므로 3배로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교환학생 등의 방법으로 우리 학생이 외국에서 배우게 하고 싶다. 적어도 재학생의 5%를 보내는 것이 목표다. 2015~2020년께 달성할 것이다. 재정 확보가 필요한데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고 학생의 생활지원을 더 충실하게 할 계획이다.”

-대학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평가 방법이 각각 다르므로 평가 방법을 잘 알고 참고해야 한다. 다만 최근 랭킹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국제화다. 일본의 대학은 일본어의 벽 때문에 국제화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5년 전부터 영어로 가르치는 과목을 도입해 현재 290과목에 적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유학 간 영어권 국가에서 졸업할 수 있게 하는 코스도 이공학부·상학부 대학원과 올 4월 생긴 미디어 디자인 대학원에 도입했다.”

-우수한 학생은 어떻게 확보하나.

“재학생의 20%가량은 초등학생 때부터 육성하는 계열 고등학교에서 올라온다. 20~30%는 면접·인터뷰 등으로 결정하는 방식(AO)을 통해 들어온다. 대학에 들어와 배우고 싶은 것에 대한 기획서 등을 통해 실력이 탄탄한 학생만 뽑는다. 쇼난 후지사와 캠퍼스는 199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AO 시험을 도입해 질 높은 학생을 뽑기 시작했기 때문에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50%는 일반 시험을 통해 들어온다.”

-재정 확보는 어떻게 하는가.

“사립대에 대한 정부 지원은 매우 적다. 그래서 사립대는 자체적인 예산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우리도 창립 150년 기념사업으로 250억 엔의 모금을 받고 있다. 2005~2010년 사이에 달성할 계획이었는데, 졸업생의 결속력이 매우 강해 올해 확보했다.”

-일본에선 학력 저하 때문에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교육이 변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현재의 지식 주입 교육으로는 국제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국제적으로 통용될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둘째는 대학 교육이 보편화된 지금은 교육방법을 개혁해 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 대학교육 개혁이 절박한 배경이다. 대학은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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