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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청년에 작은 희망의 빛 쏘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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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모 외국어대에서 이탈리아어 학사·석사를 마치고 이탈리아에 2년간 유학까지 한 윤모(32·서울 창동)씨. 지난해 말 귀국해 최근까지 1년간 50여 기업에 입사 지원을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경제가 어려워져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많이 뽑지 않는 바람에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오래 공부하다 보니 다른 지원자에 비해 나이가 많은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농촌진흥청이 계약직 사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집 분야 중에 해외 농식품 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하는 일이 있었다. 윤씨처럼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원했다. 합격해 농진청의 국립농업과학원 산하 한식세계화연구단에서 유럽 각국의 식품 DB를 만드는 일을 맡았다.

경기도 수원 농촌진흥청에서 17일 열린 ‘농업 현장 일자리 채용인력 발대식’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左). 농업 인프라 사업 참가자들이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18일 첫 출근을 했다. 윤씨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맡게 될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집에서 경기도 수원의 직장까지 가는 두 시간이 휙 지나가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10개월 계약직이어서 내년엔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며 “농진청에서 경력증명서도 떼어준다고 하니 그때는 전보다 일자리 얻기가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농진청이 뽑은 계약직 사원 2757명이 18일 근무를 시작했다. 농진청이 올해 예산을 아껴 예정에 없던 채용을 한 것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본지 12월 4일자 e1면>


이달 8~10일 3일간 모집에 6000여 명이 몰렸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해 농경지 DB 구축 지원 등 5개 분야에서 2757명을 뽑았다. 농진청 전체 직원 4000명의 4분의3에 육박하는 규모다. 농가 기술경영 컨설팅 지원 부문은 인재가 몰려 160명을 뽑으려던 것을 182명으로 늘렸다. 전체 합격자 중 전문대졸 이상이 80%이고, 윤씨 같은 석사가 55명, 박사도 1명이었다. 보수는 월 100만~130만원으로 3~10개월 일한다. 올해와 내년에 예산 170억원을 절감해 이들의 인건비로 쓴다.

농진청은 내년에도 ▶박사 후 연구원 ▶인턴 ▶농산물 소득 조사 ▶행정 보조 등으로 3개월~2년 일할 계약직 사원 70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수화 농진청장은 “내년 예산을 가능한 한 많이 아껴 여력이 생기면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농협도 인턴 모집=농진청에 뒤이어 농협도 인턴 3000명을 뽑기로 했다. 농협이 인턴을 채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2008년 2월 이후 대졸자와 재학생이 대상이다. 농업인의 자녀는 우대한다. 내년 1월 12일부터 2월 6일까지 4주 동안 서울과 각 지역의 농협에서 업무 보조 일을 한다. 급여는 약 80만원. 인턴은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 때 가점을 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신청은 이달 22일부터 30일까지 농협 홈페이지(www.nonghyup.com)에서 받는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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