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고래가 물 위에 떠오르면 위기 정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고래가 물 위로 떠올랐다. 위기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다.”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500억 달러(약 69조원) 규모의 초대형 금융사기 사건이 이번 세계 금융위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17일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이 사건을 위기의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는 ‘고래’라고 해석했다. 바다에 폭탄을 던져 물고기를 잡으면 처음엔 애초 예상했던 어종이 배를 드러내고 떠오른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닷속 깊은 곳에 있던 고래까지 수면으로 올라온다.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면 나중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곳까지 문제가 번진다는 의미다. 사기극을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70)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이어갔다. 돈이 계속 들어오기만 한다면 별 탈 없이 굴러갈 수 있었다. 그런데 금융위기로 헤지펀드 자금이 시장에서 한꺼번에 빠지면서 메이도프의 ‘돌려막기’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금융위기가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를 터뜨렸다는 측면에서 메이도프의 사기극을 ‘고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래는 과거 금융위기 때도 나타났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놀란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돈을 빼자 98년 러시아가 국채에 대한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그러자 러시아에 많이 투자한 미국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유탄을 맞고 파산했다.

김선하 기자

[J-HOT]

▶ "한국은 삼성·LG가 원하는 인재양성 못해"

▶ MB, 마포 고깃집서 소주 한병 가까이 마셔

▶ 최경주 "하나님, 단 한홀이라도 먹게 해 주십시오"

▶ 법원 "신정아 몸 촬영 대조… 누드 진짜맞다"

▶ 나이트→모텔→"빌려줘" "임신"… 억대 돈 뜯은 '꽃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