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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공학 + 합리적 경영 = 창조적 아이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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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 대학이 설립 17년 만에 세계 40대 명문대에 들어간 비결은 학문 융합에 있다.”

홍콩 과학기술대(HKUST) 경영·공학 복수 전공 프로그램을 총 책임지고 있는 천즈밍(陳志明·화학공학·사진) 교수가 생각하는 대학 생존력의 핵심은 ‘학문 융합’이다. 15일 만난 그는 “학문 융합에서 창조와 경쟁력이 나온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에게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 없다”고 말하자, 그는 “삼성이나 LG 같은 세계적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를 분석해 보면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경영·공학 복수 전공 프로그램을 개설한 이유는.

“현대는 정보화 시대이고 지식기반 사회다. 경영과 기술을 알지 못하면 경쟁력이 없다. 경영학도가 취업 후 기술을 몰라 대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공학도 중에는 경영학 지식이 없어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경영과 기술이 서로에 미치는 영향을 아는 인재를 키우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학과 융합은 자칫 전문 지식 없이 박식한 일반인을 만들 수도 있는데.

“우리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모든 분야에 접근하는 학문적 시도를 경계한다. 현재의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금융 기술만 알고, 그 금융이 초래할 위험성을 수학적·과학적 방식으로 분석하지 못한 데 있다. 세계가 다양하고 복잡해질수록 학문은 현상을 해석하고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대학이 학과 통폐합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이미 세계 유명 대학은 개별 학과를 유지하면서 복수 이상의 전공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다만 우리 대학은 금융계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공학·경영학과 융합으로 가장 잘 육성할 수 있다고 봤다. 각 국가·대학 사정에 따라 탄력적인 융합을 하면 된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에 잘 적응하나.

“처음 2년은 약간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도 있다. 경영학에는 과학논리보다 기업 경영 현실 분석으로 정립된 이론이 많지만, 공학에는 과학적·사실적 분석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을 지나면 이런 혼란은 창조력 강화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양쪽 학문을 서로 접맥시키면서 창조적인 연구를 한다.”

-졸업생들의 진로와 대우는.

“다른 대학 경영대 졸업생보다 2배 정도의 월급을 받고, 외국 기업에서도 큰 인기다. 독일 제약사인 베이어 비즈니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허버트 슈뢰더 국장은 최근 우리 대학 측에 ‘과기대의 복수 전공 졸업생들은 채용 0순위’라며 ‘금융위기로 어려워도, 이들만은 채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홍콩=최형규 특파원, 뉴욕=남정호 특파원, 도쿄=김동호·박소영 특파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파리=전진배 특파원, 서울=박경덕·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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