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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있어도… 과자에 담긴 ‘이심전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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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받은 아내의 소포
지난 8월 제대한 피아니스트 이루마(30)씨는 군 생활 도중 두 가지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 아내(손혜임)가 소포로 보낸 과자 상자와 딸(로운)이 태어났다는 소식이었다. 해군에 입대한 지 5개월째 받은 과자 선물은 의외였다. “평소 과자를 즐겨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군대에 있다보니 이상하게 과자가 생각나더라고요.” 아내가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아챘을까, 눈
물이 살짝 돌았다. 보기조차 아까운 과자로 그날 내부반에선 조촐한 파티가 열렸다. 입대
후 결혼을 해 신혼생활의 재미는 고사하고 늘 혼자 지내야 하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
까움이 물밀 듯이 밀려온 하루였다.

제대를 한 달 앞두고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도 그랬다.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쁨 한편으로 미안함이 스며들었다. 수많은 이들에게 들려줬던 피아노 연주를 딸에겐 정작 제대로 들려줘본 적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한달음에 달려가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른 하루였다.
그는 최근 6집 앨범 ‘P.N.O.I(피아노와 나)’에 그런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로안나’엔 딸을 통해 알게 된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책임감을 실었다. ‘Ribbonized’엔 피아노와 그가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이 또 다른 이들을 통해 새로운 리본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세상에 가득찬 인연의 얘기를 적었다.

“음악 색깔이 변했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가족이 제게 준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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