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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밴드’ 열렸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92호 02면

‘동네 밴드’가 활짝 열렸습니다. 올해 가장 춥다는 날에 올 들어 가장 뜨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우리 동네, 악양에 사는 젊지 않은 이들이 밴드 멤버입니다. 면면을 뜯어보면 장작 가마의 불길이 기타로 옮겨붙은 도자기장이가 묻어가는 리듬기타, 만사 제쳐놓고 밴드에 올인한 옻칠장이가 주동적인 베이스기타, 제일 안정적인 하동군 공무원이 불려온 드럼, 동네 밴드의 빵빵한 악기를 저렴하게 밀어준 악기점 사장이 제일 신난 리드기타 겸 보컬, 한자리 꼭 끼워 달라는 시인이 방방 뜨는 하모니카, 아빠 친구들의 압력에 나선 고3이 늙은이들과 고생하는 건반. 참으로 각자이면서 여럿인 밴드입니다.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세상이 우울하고, 모두가 우울한 요즘. 경기가 좋을 때도 원래 우울했던 이들이 모두를 위해 제 몸을 불사릅니다. 너무 우울해 하지 마세요.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즐겁게 살아갑시다. 여기 모인 이들처럼. ‘비록 내일 쌀독에 쌀이 떨어질지언정 우리는 오늘 노래 부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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