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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2국가 1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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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고대로마의 영광과 기독교문명 중심지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역사적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그런데 로마시내엔 또 한 나라가 존재한다.가톨릭교회의 심장부인 바티칸시국(市國)이다.그래서 로마는 두 나라의 수도인 셈이다.

이탈리아 통일운동 리소르지멘토(부흥)는 1861년 이탈리아 통일왕국수립으로 결실을 보았다.이어 1870년 이탈리아군은 모든 교황령을 병합하는데 성공했다.통일이탈리아의 수도는 당연히 로마였다.그러나 교황 피우스 9세는 이를 무시,스

스로'바티칸의 수인(囚人)'이 됐다.이같은 상황은 그후 오랫동안 계속되다가 1929년 교황 피우스 11세와 베니토 무솔리니가 라테라노조약을 체결,바티칸에 대한 교황의 주권이 인정됨으로써 해결됐다.

예루살렘은 히브리어로'평화의 도시'란 뜻이다.3천년 역사의 고도(古都)이자 세계 3대종교의 성지(聖地)다.옛날 유대교 성전(聖殿) 담벽 자리의'통곡의 벽'은 유대교,예수가 못박힌 골고다언덕과 감람산 등은 기독교,엘아크사사원(寺院)

과 황금사원은 이슬람교 성지다.

예루살렘은 1947년 유엔 결의로 국제관리하에 들어갔으나,48년 제1차 중동전에서 서쪽은 이스라엘,동쪽은 요르단이 차지했다.성지 유적들은 주로 동쪽에 있다.67년 제3차 중동전때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함께 동예루살렘을 점령하

고 이를 서예루살렘과 합쳐 이스라엘 수도로 선포했다.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이같은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특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수도라고 굳게 믿고 있다.

예루살렘문제는 중동평화절차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難題)중 난제다.이 문제를 해결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중동평화의 장래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근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동예루살렘 이스라엘 정착촌 추가건설문제도

그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방미(訪美)중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예루살렘문제 해결방안으로 지론(持論)인'로마방식'을 다시 들고 나왔다.이 방식이 결실을 보자면 앞으로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지만 그럴듯한 아이디

어인 것만은 분명하다.예루살렘은 특정 종교.민족이 독점해선 안될 인류공동의 유산이라는 점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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