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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부활엔 열성팬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산울림 부활 뒤에는'개구장이'가 있었다.한국록의 원형질인 그룹 산울림이 83년 해체한지 14년만에 재결합,통산 13번째 앨범을 내고 단독콘서트(13~16일.종로 연강홀)를 갖는 것은 공지의 사실.바로 이들 뒤에는 PC통신으로 모여

끊임없이 산울림을 격려하고 앨범제작을 도와준 열성팬모임'개구장이'의 존재가 있다.

이들은 시험삼아 무대에 서본 산울림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내 재결합 의욕을 결정적으로 북돋웠고 신보제작.홍보를 도맡는가 하면 이빠진 12장의 공식앨범을 복원하는등 산울림 부활의 산파역을 했다.

'개구장이'는 95년11월 하이텔 채팅 도중 서로 산울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10여명이 즉석에서 산울림의 노래제목을 따 조직한 모임.77년 산울림 데뷔곡'아니 벌써'를 듣고 자란 20대후반~30대 회사원들이 중심이었다.

이들은 96년6월 산울림이 게스트로 참여한'樂 메이드 인 코리아'공연에 등장,객석의'산울림열기'를 주도했다.넥스트.시나위등 젊은 밴드들보다 훨씬 큰 박수와 환호를 받은 산울림은 이날 10여년만에 처음으로“신곡을 내고 싶다”는 욕구

를 느꼈고,'개구장이'회원과 극소수 친구만을 대상으로 강원도문막의 김창완 사저에서 극비공연을 열었다.이어 개구장이 회원들은 산울림 결성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전집을 기획하고 캐럴송 모음.동요집등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산울림의 희귀앨

범 찾기에 나섰다.일본인 매니어까지 접촉해 유실앨범을 찾아내는 회원들의 열성으로 오는 6월말이면 전집이 나올 전망이다.

회원들의 노력으로 산울림 붐이 일면서'개구장이'식구도 크게 늘어 현재 3백여명을 헤아린다.산울림 데뷔 당시 태어나지도 않은 고교생들에다 스님까지 가입돼 있는'개구장이'회원들은 산울림도 기억하지 못하는 옛노래를 줄줄 외는 골수 팬들

.산울림의 신보재킷은 화가회원 김형태씨의 작품이고 신보 홍보 역시 초대회원인 여성이 맡아 한다. 〈강찬호 기자〉

<사진설명>

강원도 문막에서 '천막공연'을 벌인 산울림과 '개구장이'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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