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쥐똥나무 조경수 논란- 대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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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보행에 방해가 될뿐 아니라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므로 없애야 한다.”“보행자들의 안전과 도로경관을 위해 그대로 둬야 한다.”

대전시내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는 쥐똥나무 조경수 문제를 둘러싸고 상당수 시민들과 대전시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80년대초부터 지금까지 시내 주요 도로변 10여㎞에 2만여평방에 달하는 쥐똥나무 조경수를 심었다.

도로경관을 살리고 녹지를 확충하자는게 조경수를 심은 주목적이다.이와함께 보행자들의 도로 무단횡단및 차량의 보도침범을 막자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최근 차량과 보행자가 늘면서 쥐똥나무 조경수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들 사이에서 활발히 일고 있다.가뜩이나 좁은 보도에 이같은 조경수가 있으면 오히려 보행에 방해만 될뿐이라는게 가장 주된 이유다.

유성구도룡동 이경순(李慶順.41.주부)씨는“외국의 대도시들을 보면 대부분 도로변에 지저분한 지장물이 없어 통행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며“그런데 우리나라 대도시인 대전에 이같은 지장물이 있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도 창피한 일”이라고 말

했다.

택시운전사 박은철(朴銀哲.49)씨는“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조경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너무 얕게 보는 처사”라며“커브지점등에 있는 조경수는 운전중 시야장애를 일으킬뿐 아니라 청소를 제대로 안하면 오물이

쌓여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 경우 지난 75년부터 시내 주요도로변 약 3백㎞ 구간에 30만평방정도의 쥐똥나무 조경수를 심었으나 시민들로부터 비판여론이 일자 지난 92년부터 94년 사이에 대부분 없앴다. 〈대전=최준호.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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