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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세대.명퇴세대 위로- 고원정.박덕규씨 각각 만화.소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온몸 바쳐 가정과 직장을,여자와 아이를,조국과 향토를 굳건히 지켜낸 남자들.우리 사회의 풍요와 삶의 편의를 위해 몸바쳐 일한 남자들이 이제 날로 찌들어 가고 있다.30대는 자유분방한 신세대와 여전히 권위를 내세우는 선배세대 사이에

소위'낀세대'로,40대만 되면 벌써'명예퇴직세대'로 아직 한창 일하고픈 남자들이 주눅들어가고 있다.이런 남자들을 희화화하며 그 슬픈 모습을 둘러보게 한 작품집 두권이 출간됐다.

작가 고원정씨는'패자부활',작가 박덕규씨는'귀여운 보디가드'를 각각'만화 코멘터리','소설 코멘터리'라는 낯선 장르명칭을 달고 최근 국민서관에서 펴냈다.코멘터리는 논평을 뜻하므로 소설 코멘터리는 짧은 소설 양식인 콩트에 촌철살인적

인 논평을 담은 양식.이 소설 코멘터리를 만화로 각색한 것이 만화 코멘터리다.스피드 시대에 짧고 강렬한 이야기와 인상,그리고 그림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마련하고자한 작가들의 고육책에서 코멘터리 양식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씨의'패자부활'에는 17편의 작품이 실렸다.극화는 만화가 조남준씨가 그렸다.동료는 다들 차장으로 있는데 만년 대리에만 머무르고 있는 조맹달.남들은 외국어다,컴퓨터다 하며 배우러 다니는데 술집으로만 향하는 맹달.술집에서 회사욕 걸쭉하게 털어놓고 앞장서 후배들에게 술 사주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인간 맹달씨를 희화화하며'패자부활'은 세계화.경쟁화 사회가 인간성을 얼마나 마모시키나를 보여주고 있다.

박씨의'귀여운 보디가드'에는 각박한 20세기말을 살아내야 하는 남편과 아버지들의 쓸쓸한 속내가 담겨 있다.그리고 21세기를 향해 무작정 달려가는 현대인들의 위선과 인간적 소외가 들어 있다.대중성과 문학성을 접목했다는 이 코멘터리 작품들이 과연 대중 속으로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설명>

고원정의 '패자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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