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피부 미인용’ 비타민 음료 … 몸매는 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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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뉴욕 패션 위크. 패션쇼 직전 무대 뒤는 전날 밤을 꼬박 새운 수많은 스태프로 가득 찬다. 최근 이들이 의지하는 것은 독한 커피가 아니라 ‘비타민워터(사진)’다. 뉴욕 패션계에선 푸석푸석해진 얼굴이 그나마 사람의 몰골이 되게 해주는 비밀의 음료로 통한다. 형형색색 무지개 빛깔의 이 음료는 요즘 패션계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백 스테이지뿐이 아니다. 으레 샴페인이 등장했던 패션쇼 뒤풀이 파티에서도 요즘은 이 음료가 대세다.

미국의 음료 전문지 ‘비버리지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물에 비타민을 첨가한 음료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7%(2006년 기준)에 이른다. 선발 주자인 비타민워터는 원래 호주 브랜드로, 지난해 미국 코카콜라에 인수·합병됐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말 비타민워터를 생산하는 글라소를 42억 달러(계약 당시 환율 기준 약 4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성장세인 비타민 음료 시장에서 경쟁자 펩시를 앞지르기 위해 이 시장의 절대 강자를 통째로 사버린 것이다. ‘비버리지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비타민워터는 2006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3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엔 그 두 배인 7000억원 어치를 팔았다.

탄산 음료의 인기가 식어가던 1990년대 이후 전 세계 음료 시장은 생수 쪽으로 중심축이 옮아갔다. 이때도 트렌드를 이끈 것은 패션계였다. 칼로리가 높아 몸매 유지에 해가 되는 탄산음료보다는 생수를 선호하는 패션계 인사들이 많아서였다. 프랑스 생수 ‘에비앙’이 여전히 뉴욕 패션 위크의 주요 스폰서의 하나인 것은 이 때문이다.

90년대 후반 등장해 요즘 미국 음료 시장에서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가는 비타민 함유 음료 역시 트렌드 세터인 패션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비타민워터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자일스 디컨 같은 스타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후원하고 있다. 비타민워터는 “격무에 지친 패셔니스타에게 수분과 기능을 가득 담은 음료를 선사한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조합의 비타민을 물에 섞어 각각 ‘휴식’ ‘충전’ ‘균형’ ‘재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국내에도 비슷한 컨셉트의 음료가 출시됐다. 롯데우유의 ‘V12’, 한국펩시와 롯데칠성이 합작한 ‘라이프 워터’다. 국내에선 아직 시작 단계라 ‘피부 미인이 되려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는 정도다.

앞선 감각의 패셔니스타를 따라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점이 하나 있다. 0kcal 짜리 차 음료와 비슷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V12 한 병(340ml)의 열량은 80kcal 수준이다. 비타민만 물에 섞으면 쓴맛이 아주 강하며 향도 그리 좋지 않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과즙 원액과 당분을 섞을 수밖에 없다. ‘피부 미인’을 위해서라면 칼로리는 잠시 잊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반대도 성립하겠지만 말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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