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학생기자칼럼] 봉사의 기쁨 준‘테레사 하우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학기말 고사가 끝나면 어김없이 겨울방학이 찾아온다. 필자는 대학생이 된 후 첫 여름방학을 해외봉사활동으로 보냈다. 내가 다녀온 곳은 인도의 콜카타였다. 콜카타에 가면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세운 ‘마더 테레사 하우스’가 있다. 필자는 ‘임종자의 집’이라 불리는 칼리갓에서 환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봉사자들은 반드시 멸균장갑을 껴야만 한다. 필자는 왠지 거북스러워서 맨손으로 환자들을 씻겼다. 고름이 손이나 팔뚝에 묻어도 꾹 참고 환자를 대해야 할 때가 있다. 며칠 동안 맨손으로 일하다 보니 어느새 손톱 주위가 부어오르더니 급기야 고름이 손가락 전체로 퍼져 고생하기도 했다.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뜨거운 소독 과정과 독한 세제를 사용해서 빨래를 한다. 남자들은 빨래를 밟고, 여자들은 그 빨래를 깨끗한 물에 헹구게 된다. 독한 세제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보니 발도 퉁퉁 부어올랐고, 발에 묻은 세제를 씻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고생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쉬는 시간 동안 인도 전통차와 비스킷을 먹으며 외국인 친구들과 추억을 쌓았다. 겨울방학을 맞아 콜카타로 봉사활동을 가려는 대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봉사 장소를 선택하는 데 있어 ‘어디가 더 쉽고, 어디가 더 어렵다’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느꼈는가’이다.

상주봉사를 하시는 한 신부님께 이 같은 말씀을 들었다. “이곳에 와서 당신들이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실제로 이곳은 여러분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봉사활동을 마칠 때 오히려 여러분이 이곳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의아한 마음을 가졌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손에 고름이 묻고 그 고름이 내게 옮아 심한 고생을 하면서도 계속 봉사활동을 할 수 있던 이유는 가슴 속에 있는 뜨거운 무언가가 그곳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인도에 가면 사랑이 있다. 올 겨울방학에는 친구들과 함께 인도 콜카타로 봉사활동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백승철 연세대 신학계열 1학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