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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패기의 대우, 기아에 일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시카고 불스가 마이클 조던의 팀으로 불린다면 기아 엔터프라이즈는 허재(32)의 팀이다.

허재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높을 뿐만 아니라 기아의 얼굴이자 상징으로 상대팀이 반드시 잠재워야 할 수비대상 1호이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에서 대우 제우스는 우지원의 팀.최근 보인 극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지원은 상대팀이 결코 경계를 풀 수 없는 시한폭탄같은 존재다.

국내농구 1인자 허재와 최고를 꿈꾸는 황태자 우지원의 대결.

휠라컵 97프로농구 정규리그 두번째로 맞부닥친 22일 올림픽제2체육관이 경기시작 두시간전부터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 이유가 여기 있었다.

두 선수에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그것은'포장의 크기'다.

한때 미국프로농구(NBA)까지 탐냈던 테크니션 허재의 명성은 그의 기량에 합당하다.우지원은 지금 그의 잠재력을 시험받는 시련기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미완의 스타'우지원은 마지막 순간 허재를 극복했다.

83-83으로 팽팽히 맞선 4쿼터 종료 28초전.우지원은 허재의 일대일 마크를 단독으로 돌파,레이업슛으로 바스켓을 흔들었다.

기아의 김유택이 2초후 곧바로 2점을 빼내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으나 우지원의 빠른 돌파가 기아의 골밑을 가르고 들어갔다.

놀란 김유택의 파울로 우지원에게 다시 2개의 자유투가 주어졌고 우는 침착하게 2점을 보탰다.결승점,87-85로 승리한 대우는 4승5패를 마크,상위권을 바라보게 됐고 기아는 6승2패 3위로 추락했다.

이날 경기는 예상을 깨고 처음부터 대우의 우세로 이어졌다.

전반을 38-38로 맞서며 긴장감을 유지하던 경기가 3쿼터 이후 대우의 공세에 불이 붙으면서 서서히 균형이 무너졌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김유택.이훈재에게 자유투로 4점을 내줘 82-77로 밀렸지만 우지원.김훈의 반격으로 82-81 1점차로 좁혔다.

김유택의 자유투 1개에 마이클 엘리어트의 골밑슛으로 맞서 83-83을 이룬 것이 마지막 동점이었다. 〈허진석 기자〉

<사진설명>

기아의 로버트 윌커슨이 리바운드를 잡는 순간 대우의 네이트 터브스와 정재헌이 밀착 마크,가로채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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