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오늘 재개 … 시료 채취 문서화 최대 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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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上)가 7일에,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상이 6일에 각각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동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8일 베이징에서 개막되는 북핵 문제 관련 6자 수석대표 회담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임기 중 열리는 마지막 회담이 될 게 확실하다. 부시 행정부는 2차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6자회담이란 틀을 만들어 낸 당사자란 점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회담 전망은 썩 밝지 못하다. 7일 오전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굳은 표정으로 “회담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담 개막 직전인 4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2007년 1월 베를린 협의에 이은 2·13 합의와 9월 제네바 협의에 이은 10·3 합의 ▶올 4월 싱가포르 협상에 이은 7월 수석대표회담 등 북·미 양자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6자회담 틀에서 공식 추인해 온 일련의 패턴과는 상반된다.

북·미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쟁점은 핵 시설 검증 방법이다. 구체적으론 시료 채취(샘플링)를 검증의정서에 명문화하느냐 여부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과거 핵활동 규명을 위해 시료 채취가 필수”인 만큼 향후 북한이 말을 바꾸지 못하도록 문서에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북한은 “지난 7월 6자회담에서 합의한 세 가지 검증 원칙에 시료 채취는 들어 있지 않다” 며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2단계(불능화)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고 맞선다. 한·미·일이 명문화에 집착하는 것은 10월 초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 때 했던 구두합의를 북한이 부인하고 있어서다. 당시 미국은 “시료 채취와 법의학적 분석을 포함한 과학적 검증에 북한이 동의했다”고 발표했으나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시료 채취는 주권 침해 행위”라고 반발했다. 법의학적 분석이란 북핵 시설에서 채취한 시료를 북한 밖으로 갖고 나와 과학적 기법과 기기를 동원해 분석하는 것을 뜻한다.

결국 한·미·일은 이번 회담에서 절충안을 제시하고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검증합의서에는 포괄적인 표현을 쓰고 비공개 각서에 ‘시료 채취’란 용어를 포함시키는 방안 ▶‘시료 채취’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시료 채취를 뜻하는 다른 용어를 쓰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내 마지막 회담이란 점에서 다소 유연성을 발휘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검증의정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섣불리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 “일본과 상종 않겠다”=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조선중앙통신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8일부터 열리는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 일본과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일본이 6자회담 합의 사항인 대북 에너지 지원에 불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자기의 의무 이행을 거부하면서도 회담에는 계속 주제넘게 참가하겠다고 설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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