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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조기입학 知的 능력만 고려땐 실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조기 입학을 시키는게 좋은가요 안시키는게 좋은가요.' 아이의 생일이 입학식날 기준으로 만 6세에 가까워(대개 3,4월생) 원하는 경우 초등학교 조기입학이 가능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가장 궁금해 하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석희(趙夕姬)영재교육연구위원은“조기입학의 장단점은 아이 개개인의 발달수준과 특성에 따른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실시 2년째를 맞는 조기입학의 허실을 알아본다.
“생일이 3월초라 조기입학시켰는데 학교생활에서 다른 애들에 비해 여러가지 행동이 더뎌 몇번 창피를 당한 후 학교생활을 싫어해요”라며 삼성의료원 학습장애클리닉을 방문한 金(6)군 엄마.아이의 전인적(全人的)발달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조 기입학시켜문제가 된 경우다.
서울대 의대 소아정신과 조수철(曺洙哲)교수는“아이가 학교라는짜여진 틀 속에서 적응하려면 지적능력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서적.사회적 능력이 또래 아이들과 비슷하게 성숙해야 한다”며“지적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학교만 무조건 1년 빨 리 입학시키기보다 비슷한 역량을 가진 또래의 동질그룹끼리 능력에 맞는 교육을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조기입학이 성공하려면 학습능력.기억력등.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독립성.책임감.사회성.주의집중력.지구력.과제집착력등.비(非)지적 특성'도 또래 아이 수준에 맞아야 한다.
조기입학시킨 부모중엔 아이의 지적 능력만 고려한 경우가 많다.그 결과 지난 한햇동안 5%의 아이들이 자퇴했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이고 참을성 없는 행동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신체적 발달이 같은 반 아이들에 비해 뒤떨어져도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학교생활 부적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는 적응장애.등교거부 나 공포증.
우울증.불안장애등.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趙연구위원은“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제도 아래서는 현실적으로조기입학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며“실제로 아이의 조기입학을 원하는 부모가 실시 첫해인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고 밝힌다.주된 원인은 주입식 일변도의 초등학교 교육 을 조기입학으로 한해 일찍 받게 함으로써 오히려 어릴 때의 창의성이 일찍 무너질지 모른다는 부모들의 우려 때문.
따라서 국립교육평가원이 무료 보급하고 있는 조기입학 검사용 .유아발달 수준 검사도구'를 이용해 자녀의 수학능력을 참고적으로 평가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입학식날 조금은 긴장한 어린이들.조기입학제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생일달 대신 전인적 발달을 평가하는 새로운 선발기준 도입과 교육방법 개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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