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쇼 마술 같은 미술을 만나다

중앙일보

입력

연극과 뮤지컬을 입은 미술전 국내 첫 선
관객과 함께 꾸미는 즐거움과 감동의 무대

비언어 퍼포먼스 ‘드로잉쇼’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대다. 미술과 공연이라는 두 개의 장르가 만나 여지껏 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인 ‘미술 공연’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형태의 공연이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를 화폭 삼아 10여 개의 미술작품이 탄생한다. 공연에서 그려지는 그림은 매회 새롭다. 반복되는 공연이지만 한 번도 같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바로 관객이 함께 그림을 그려가기 때문이다. 그날그날 공연장에 모인 관객들의 호응과 분위기에 따라 새로운 작품이 나온다. 공연에서는 흑과 백으로만 채색된 단조로운 수묵화가 순식간에 컬러풀한 색을 입는 것을 볼 수 있다. 숲은 화려하게 변신하고 그림 속 절벽에서는 시원한 폭포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액션 페인팅의 대가이자 회화사에서 가장 비싼 값에 팔린 ‘넘버 5’를 그린 화가 잭슨폴락. 그의 화풍을 쏙 빼닮은 추상화가 손가락을 사용한 핑거드로잉으로 그려진다. 올해 초 화재로 안타까움을 더했던 국보1호 숭례문도 그림으로 재현한다. 2m 높이의 화폭에 자크루이 다비드의 대작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 6분 만에
완성되는 과정은 놀라움 그 자체다.

드로잉쇼는 선에 의해 이미지를 그려내는 드로잉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 외에도 조소, 스템핑, 프로타쥬, 마블링에서부터 신개념 미술 기법까지 다양한 형태의 미술기법을 볼 수 있다. 아무 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에서 출발해 스케치, 물감 선정과 채색, 빛의 방향, 그리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색다른 이미지로 탄생하는 그림은 마치 마술을 보는 듯하다. ‘그림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연’을 목표로 하는 드로잉쇼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연이다.

신수연 기자

■ 공연장 : 대학로 질러홀(드로잉쇼 전용관)
■ 일시 : 7월11일~오픈런(OPEN RUN)
■ 관람가 : 일반석 3만원 / 13세 이하 2만원
■ 공연시간 : 평일 오후 8시 / 토요일 오후 4시, 오후 7시 / 일·공휴일 오후 3시, 오후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 러닝타임 : 1시간 30분
■ 문의 : 02-766-7848
■ 예매 : 티켓링크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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