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각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신입생 권장도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서울 상일여고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대 국문학과에 합격한 신영선(18)양.신양은 요즘 주로 문학작품과 영국 역사학자 E H카의.역사란 무엇인가'등 입문서를 읽으며 대학생활을 준비하고 있다.“다양한 분야의 책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다음달이면 대학 캠퍼스에는.프레시맨'들의 행렬이 이어진다.입학까지 한달이 채 안남았다.이 기간에 대학 새내기들에게 가장 유익한 일은 무엇보다 독서.넓은 교정에 우뚝 선 자신을 준비하는 도구로 책만큼 알맞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더욱 이 강제된 입시에서 벗어나 스스로 찾아하는 공부를 위해선 폭넓은 소양이 요구된다.각계 전문가 5명이 신입생들에게 추천하는 양서들을 살펴본다. 전문번역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는 이윤기씨는 무엇보다 동서양 고전을 제안한다.가장 먼저 권한 책은 한학자 김구용씨가정성들여 옮긴.동주 열국지'(민음사刊).중국을 모르면 춘향전을제대로 이해할 수 없듯 우리 문화 전통도 중국고전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다음에는.그리스 로마 신화'.서양문명을떠받쳐온 헬레니즘문화의 근간을 이룬 그리스신화에 대한 이해는 현재에도 절실히 요청된다고. 종교학자 M 엘리아데의.종교사개론'(까치)은“보편적인 상징언어로 남의 것은 물론 우리나라 고대종교까지 거론,아득히 먼 옛날에도 우리와 세계가 닿아 있었다는 느낌을 준다”는 설명. 국사학자 정옥자(서울대)교수도 우리 과거에 대한 성찰을 주문한다.다음주 출간될 서울대 한영우교수의.다시 찾는 우리 역사'(경세원)를 권했다.기존 개설서와 달리 다양한 시각자료를 적절히 배합,읽고 보는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켜준다고. 한신대 유봉학교수의.꿈의 문화유산,화성'(신구문화사)은 조선정조때 성취한 문화능력과 세련성을 농축했다.2백여년전 조선문화의 전성기에 건설한 신도시 화성(현재 수원)이 역사.문화의식을새롭게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또한 들뜨기 쉬운 학생들에게 제원스님의.바람이 수면을 스칠 때'(능인)를 권했다.건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깨우쳐준다고. 최근.천년의 도시 천년의 건축'(해냄)과.세계건축기행'(창작과비평사) 두권의 책을 펴낸 건축가 김석철씨는 자신과 우리문화,그리고 세계를 탐험하는 시금석으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꿈의 해석',고려시대 일연의.삼국유사',조 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의.열하일기'를 꼽았다. .꿈의 해석'은 인간의 깊숙한 내부를,.삼국유사'는 한국인의삶과 문화의 원류를,.열하일기'는 외국문물에 적극 대처하는 지식인상을 보여준다는 생각에서다.특히“청나라를 통해 당대 세계문명의 핵심에 도달하려는 박지원의 고뇌가 담긴.열하 일기'는 배낭여행에 나서는 학생들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씨는 주로 현재 우리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소설가 홍성원의 장편.그러나'(문학과지성사)는 한 독립운동가의 전기집필을 소재로 오늘날 한.일간의 문화.정서 차이를 제기하면서 한민족의 수난사를 새로이 해석했다고 본다 .또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의.노동의 종말'(민음사)은 과학기술 발전이빚을 회색빛 노동상황을,소설가 복거일의 산문집.아무도 바라지 않는 죽음 앞에서'(문학과지성사)는 정확한 문장과 논리적 사유로 범상하게 여겨온 것들에 대한 새로 운 깨달음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추천됐다. 한국외국어대 박성래(과학사)교수는 과학서적을 주로 골랐다.우선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자서전.자연주의자'(민음사).어려서 한쪽 눈을 잃은 소년의 대학자로 성장하기까지의 역정이 잘 드러났다고.미국의 과학저널리스트 리처드 로즈의 .원자폭탄 만들기'(민음사)는 원자탄 개발과정에 숨겨진 국가이익.비밀연구.나치독재등 온갖 드라마를 파헤친 책.과학의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웅변하고 있다.그는 또한 자신의 저서.민족과학의 뿌리를찾아서'(두산동아)를 조심스레 빼들었 다.“카메라의 원리를 파헤친 정약용의 글등 일반인들의 무관심속에 방치된 우리 과학문화재의 우수성을 파헤쳤다”고 설명한다. 한편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대학신입생 권장도서 목록(표 참조)도양서 선택에 좋은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