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EA.멜라토닌 국내 시판 찬.반 논란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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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들어 미국산 건강식품인 DHEA와 멜라토닌,그리고 간염치료제 라미뷰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고있다. 그러나 아직 약효와 복용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그 실체를 잘알아둘 필요가 있다. 서방언론에 의해.현대판 불로초'로까지 묘사되고 있는 DHEA와 멜라토닌은 이미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약품. 그러나 실제 미국에서는 약품이 아닌 식품이어서 여행객들이 마음대로 구입하고 있다. 미국의 제약회사 글락소웰컴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제 라미뷰딘도국내 간염환자들에게 화제가 되고있는 신약. 하지만 DHEA와 멜라토닌은 국내에서 약품으로 분류되어 있고라미뷰딘 역시 간염치료제로 공인받지 못해 정식수입이 되지않아 합법적 구입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본부는 최근 DHEA 수입업자를 불법판매와 과장광고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김포세관은 DHEA는 의사처방전이 있을 경우에만 5병까지 관세를 물고 반입을 허가하기로 했다. ◇DHEA와 멜라토닌〓DHEA는 부신(副腎)에서,멜라토닌은 대뇌속 송과선(松戈腺)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들이 미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된 것은.DHEA는 탁월한 정력증강 효과를 나타냈고 멜라토닌은 숙면촉진과 시차적응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뉴스위크를 비롯한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부터다. 아직까지 과량복용에 따른 뚜렷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한달치가 10달러 내외로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도 DHEA와멜라토닌의 장점이다. 현재 미국에선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일반인도 의사처방없이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수입과 판매가 전면금지돼 있는 실정이다. 장기복용에 따른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국내시판을 계속 불허하겠다는 것이 복지부 방침이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도 DHEA와 멜라토닌에 거는.과다한 환상'을 우려한다. 미국의학협회는 최근“노화방지와 면역력 증강등 이들 건강보조식품의 효능이 대부분 시험관실험이나 동물실험에서 입증된 것일뿐 사람을 대상으로 제대로 이뤄진 실험결과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DHEA나 멜라토닌이 각종 질병 치료에도 모두 도움이 된다는 식의 과대광고가 문제일뿐,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비타민제와 같은 건강식품을 사먹는것까지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안전성 미확립에 대한 견해도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이미 상용용량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용량투여 실험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된바 있으며,약물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에까지 장기투여시 안전성이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이들은 또 의약품의 시판허가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에서도 DHEA나 멜라토닌 판매가 자유롭게 허용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있다고 주장한다. ◇라미뷰딘〓원래 에이즈치료제로 개발된 라미뷰딘이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B형 간염치료에도 좋다는 연구결과 때문이다.실제로 탁월한 B형 간염바이러스 증식억제 효과를 나타내 라미뷰딘을 복용하는 동안 바이러스DNA는 혈액내에서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미 미식품의약국(FDA)이 에이즈환자에게 투여를 허용할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된 것도 장점. 그러나 투여를 중지하면 50%이상 재발하며,에이즈환자가 아닌간염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투여 실험결과가 없어 아직 간염치료제로 공인받지 못하고 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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