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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車디자인 色.線 되살아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마침내 둥글고 부드러운 곡선형 자동차시대가 끝날 것인가.
대부분의 차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부드러운 곡선형 외관으로 바뀌면서 주차장에서 자기 차를 찾기도 어려울 지경이 되자 뚜렷한 선과 각진 모서리를 가진 박스형 자동차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자동차쇼에 선보인 새 모델들을 보면 이러한 변화를 금방 감지할 수 있다.
혼다의 97년형 프렐류드는 보닛에서 차의 후면까지 뚜렷하게 날을 세웠고 크라이슬러의 신형 콩코드는 밋밋한 평면에 갓선을 둘러쳤다.박스 모양의 트렁크와 범퍼를 가진 도요타의 97년형 캠리는 참신하다는 평가와 함께 보수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GM이 공개한 98년형 유콘 디낼리는 앞바퀴를 감싼 테두리가 거의 직각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다.
닛산의 97년형 알티마는 이전 모델에 비해 아래쪽을 수직으로처리한게 눈에 띈다.이 회사의 디자인담당 사장인 제럴드 허시버그는“앞으로 나올 차들은 다른 차와 구별되는 특징선을 갖게 될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변화가 50년대식 꼬리 지느러미 스타일로 되돌아갈지,아니면 80년대초의 사각형 모양의 차로 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수년간 곡선만을 추구해온 디자이너들이 다른 차와 달리 보이도록 복고풍 주름을 도입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이들은 이같은 새로운 경향이 곡선과 주름을 결합한 것이라고 말한다. 도요타 디자인연구센터의 수석디자이너 데니스 캠벨은“공기역학적 외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독특한 모양과 윤곽선등이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초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차들이 등장한 데는 연비 향상과소음감소등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자는 의도가 한몫을 했다.그러나 디자이너들은 바람의 저항과 노면의 소음을 제거하기위해 자동차를 물방울 모양으로 만들 필요는 없 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GM의 유콘 디낼리를 디자인한 테리 헨린은 양복바지의 주름처럼 고급스럽고 품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날카로운 모서리를 채택했다고 말한다.포드사의 신형 토러스는 곡선의 부드러움과 직선의 품위를 모두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디자인경쟁은 대부분 소비자들의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최근 일련의 첨단 컨셉트카로 많은 찬사를 받은 크라이슬러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끌어낼만한 아이디어를 찾아 복고주의도 마다하지 않는다.크라이슬러의 수석 디자이너 톰게일은 “디자인은 결국 차별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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