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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7년만에 연극외출-"유리동물원"서 송승환등과 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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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머리카락이 더 빠지기 전에 꼭 한번 다시 하고 싶었어요.”송승환은 농담처럼 이 말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엔.뼈'가 들어있다.82년과 91년 두번씩이나 출연했던.유리동물원'의 톰 역이야말로 바로 자신이 적임이라는 고집.이때문에 그는 자칫.장사 안될 이 작품'에 다시 손을 댔다.
그러나 입맛 까다로운 관객이라면 모처럼 정통극의 성찬을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고전극이라고 다 고전은 아니다.만드는 이의 정성이 얼마나 담겼느냐에 따라 졸작과 수작은 갈리게 마련이다.
환 퍼포먼스가 2월7일 설날 전날 동숭홀에서 막을 올리는 테네시 윌리엄스의.유리동물원'은 수작을 기대케 하는 작품이다.
여기에다 연극비수기인 동면을 깨고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이어서연장.반복공연에 식상한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관극 포인트는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다.아만다의 윤여정과 아들 톰의 송승환,딸 로라의 김호정,그리고 로라의 잠재적 욕망의 불꽃을 키웠다 꺼뜨리는 짐의 이찬우등 네명의 배우가 다 만만찮은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각자 가 뛰어나다보면 하모니를 이루기 어려운게 단점이지만 네사람 다 천성적으로튀는 성격이 아니어서 한 가정에서 이뤄지는 불화와 반복,탈출욕구등을 절제할 능력도 엿보인다.
이중 탤런트 윤여정은 7년만의 연극 외출.90년5월 박정자.
이주실에 이어 산울림의 3대.위기의 여자'를 끝으로 발을 끊었다가 TV드라마.목욕탕집 남자들'에 같이 출연했던 제작자 송승환의 권유로 연극무대에 서게 됐다.우스꽝스러우면서 도 사랑과 동정을 유발하는 아만다야말로 어쩌면.목욕탕집'둘째 며느리와 통하는 일면이 없지 않다.
44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와 함께 테네시 윌리엄스의 최고 출세작.30년대 공황기를 배경으로 냉혹한 현실에 맞서지 못하고 몰락해가는 한 가족의 비극을 담고 있다. 아들이자 해설자로 등장하는 톰의 탈출기로 집약되는 이 작품을 연출자 황동근은“상징적인 무대와 몽환적 이미지로 비장하게그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3월2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금.토 오후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월 쉼).02-739-8288.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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