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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 … 그래도 빈곤국 지원 계속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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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G20 금융정상회의가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개최되었다. 뉴욕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이번 G20회의에서 세계 경제 살리기가 최대 의제가 되었듯, 우리 정부의 정책 또한 국내 경제 살리기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개도국들의 빈곤과 굶주림의 외침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아직도 세계인구의 절반가량인 30억 명이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이 중 10억 명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자들이다. 2015년까지 절대빈곤 반감을 목표로 하는 국제사회의 ‘새 천년 개발목표(MDGs)’도 그 달성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더욱이 정부예산의 약 3분의 1 이상을 해외 공적개발원조(ODA)에 의존하고 있는 아프리카국가들의 MDGs 성과는 대단히 부진한 실정이다.

탐욕스러운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위기가 이들에 대한 개발지원 감소로 이어진다면, 이는 이들의 생존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아프리카 대륙에 피어나는 발전의 새싹을 잘라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사에 이어 10월 30일 세계 지도자 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 국력과 위상에 맞게 국제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따라가는 나라’에서 ‘이끄는 나라’로 나아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의 중요성을 인식, 인류 번영과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지구촌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밀레니엄빌리지 사업 참여를 통해 한국 개발경험 전수를 본격화하게 된다. 한국국제협력단은 11월 4일 유엔본부에서 밀레니엄 프로미스(MP)와 한국형 밀레니엄빌리지 사업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고국과 함께 ‘매우 가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지역인 탄자니아 중부 엠볼라(인구 3만 명)와 우간다 남서부 루히라(인구 4만 명)는 1인당 연소득이 250달러에 불과하며 기본적인 의료 및 교육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한국국제협력단은 한국 고유의 개발 노하우인 새마을 운동을 접목하여 해당 지역의 빈곤 퇴치에 기여할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시카고 빈민지역에서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빈곤퇴치 문제에 적극적인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미국의 ODA에 대한 기여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오바마 당선인은 전 국민적 자원봉사 운동을 주창하였으며, 현재 250억 달러 수준인 ODA를 자신의 임기 말인 2012년까지 500억 달러로 증액하여 천년개발 목표달성을 가능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국제협력단이 주축이 되고 지방단체와 국제기구를 포함하여 파트너십을 구성한 이번 코리안 밀레니엄빌리지 사업추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빈곤퇴치에 기여하는 글로벌 코리아로 거듭나야겠다.

박대원 한국국제협력단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