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 지원 전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점수제로 바뀐 올해 대입수능 정시 모집은 혼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경쟁률과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모집인원이 감소한 데다 전문대학원 도입으로 법학·의학계열 학부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대학별 선발방식과 전형요소 적용방법이 다양하다”며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과 대학을 선별·지원하는 입시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수능점수 적용 방식 유·불리 따져야” 올 입시는 대학마다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지원대학이 백분위·표준점수·변환표준점수·등급 중 어떤 지표를 적용하는지 파악해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백분위와 표준점수에서는 등급제와 달리 1~2점으로도 당락이 바뀔 수 있다. 상위권 대학들이 표준점수를, 중하위권이 백분위나 등급을 주로 채택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처럼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은 표준점수를 쓰고, 탐구 영역은 변환표준점수를 쓰는 대학도 있다. 등급을 적용하는 대학들은 영역별 등급점수나 등급 간 점수차를 두므로 지원 대학의 영역별 등급점수표를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이남렬 교육연구사는 “표준점수·백분위·변환표준점수가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최대 7점까지 벌어질 수 있다”며 “수능 총점이 같아도 대학별 전형방식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계열·과목별 유리한 반영 영역 찾아야” 영역별·과목별 점수의 유·불리도 계산해야 한다. 영역 반영 유형은 언·수·외·탐, 언·외·탐, 수·외·탐, (언/수/외)·탐 중 택 2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영역별 반영률도 각기 다르다. 인문계열은 언·외, 자연계열은 수·과탐 반영률이 높은 편이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들이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한다. 건양대·인제대 등 의학계열은 수·외·탐(인제대는 언어 포함 선택) 3개 영역을 적용한다. 반영 영역이 적으면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아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수리와 과탐의 반영에도 주목해야 한다. 수리 ‘가’나 과탐에 4~15%의 가산점을 주는 대학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대·동국대·동덕여대·세종대·숙명여대·인하대 등이 정시 일반전형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다. 자연계 수험생의 교차지원 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리 ‘나’ 응시생은 수리‘가’ 응시자와의 경쟁을 의식해야 한다. 서울대·숙명여대·서울시립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은 인문·경상계열 모집에서도 수리의 반영률이 언어·외국어보다 높을 정도다.

탐구영역의 반영 과목 수도 따져야 한다. 4개 과목을 모두 반영하는 서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2~3개를 반영한다. I·Ⅱ 혹은 특정 과목을 지정하거나 영역별 가중치를 주기도 하므로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대학별 반영방법을 수능성적·수능영역·탐구영역 및 과목·가산점·학생부·논구술·면접 등으로 나눠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세 번의 정시기회(가·나·다 군)를 안전·소신·상향 지원에 적절히 안배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강점 우대해줄 전형 찾아야” 수능 성적이 높으면 수능우선선발 전형과 수능100%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학생부 대비 수능 점수가 높은 특목고생과 재수생이 선호한다. 선발인원도 적어 합격선이 높다. 정시에서 가톨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 등이 수능우선선발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100% 전형은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서울여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이 적용한다. 중하위권 대학은 정시에서도 학생부100% 전형을 실시한다. 학생부 대비 수능 성적이 낮은 수험생에게 유리하다. 실질반영률·반영과목·비교과 반영방법 등 대학별 학생부 활용법을 비교해 유리한 곳을 선택한다.

수능 특정영역 우수자를 위한 전형도 있다. 수능 영역 간 점수 차이 폭이 크거나 1~2개 특정영역만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고려해볼 수 있다. 한양대는 공학계열에서 수리(가)60%·과탐40%로 뽑는다. 대상은 수리·과탐(2개 과목)·과탐Ⅱ(1개 과목 이상)가 1등급인 학생이다. 홍익대도 수리(가)·과탐 각각 50%로 선발한다. 외국어 능력을 우대하는 전형이 늘어난 점도 올 입시의 한 특징이다. 국제학부를 신설해 영어특기자를 뽑는 대학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가 서류 60%와 영어면접 40%로, 계명대가 면접 100%로 선발한다. 토플·토익·텝스 등 영어시험 성적이 있어야 하며 구술면접고사 반영률이 높은 편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학부 모집이 없어진 법·의학계열 수험생들은 진로와 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한 학과 선택과 상위권 경쟁구도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