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억5000만원이 벤치로 … “승현아 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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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시작되기 전 오리온스 구단은 김승현의 허리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해 팀의 간판 김승현(사진)이 허리 디스크로 절반 이상 출전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팀은 꼴찌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김승현은 비시즌 중 열심히 재활 치료를 했다. 그는 대망의 개막전에서 36분을 뛰면서 16득점에 14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KCC를 무너뜨려 팬들의 기대는 컸다. 세 번째 경기까지 김승현의 활약은 계속됐고, 오리온스는 모두 이겼다. 3승 무패, 욱일승천하는 용의 기세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김승현은 네 번째 경기를 앞두고 허벅지 근육통을 호소했다. 이후 2경기에 빠졌는데 오리온스는 모두 졌다. 일주일 후 그가 다시 코트에 나왔지만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6득점, 7어시스트에 불과했고 팀은 또 졌다.

김승현은 허벅지 때문에 다음 2경기에 결장했다. 팀은 그 2경기 중 첫 경기에서 이겼다. “김승현 없이도 할 수 있다”는 꿈을 가질 만했다.

경기 후 프런트 직원들은 기뻐서 밤늦게까지 회식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16일 오리온스는 홈에서 졌다.

4승4패 공동 6위로 주저앉은 오리온스가 시즌 초반 8경기를 통해 증명한 것은 두 가지다. 김승현이 뛴다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첫째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뛴 4경기에서 3승1패, 안 뛴 4경기에서 1승3패를 했다.

둘째는 김승현의 몸이 올해도 불안하다는 것이다. 부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최소 2주는 더 갈 것 같다. 오리온스 김백호 사무국장은 “허리가 아니고 허벅지라 다행이며 2주 정도는 코트에 나오더라도 조금씩밖에 뛰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식 오리온스 감독도 현역 시절 허리 디스크로 고생을 했다. 김승현의 고민을 잘 안다. 김 감독은 “승현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허벅지 통증이 허리와 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 자신이 과거 현역 시절 허리가 아프기 전까지 몸이 좋았는데 디스크가 생긴 후 허벅지가 아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김승현이 못 뛰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김승현의 연봉은 올해 5억5000만원이다. 프로농구에서 김주성(동부·7억1000만원)에 이어 둘째로 많은 돈을 받는다. 고액 연봉자가 앉아 있으니 팀으로서는 주판알을 튀기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김승현은 연봉 6억3000만원을 받았고, 21경기만 뛰어 경기당 3000만원씩을 받았다.

김승현은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아플 때 팀이 이기면 그나마 낫지만 경기에 자꾸 지니 마음도 편치 않다”고 말했다. 그래도 팀의 한 관계자는 “돈 많이 받는 선수는 아프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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