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p53유전자 치료법 2차임상서 40%이상 효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암환자에 대한 새로운 유전자치료법(본지 96년 7월30일자 보도)을 개발,임상실험중인 중앙대의대 문우철(文宇哲)교수팀의 2차 임상실험 중간성적이 보고됐다.
지난달 15일 서울대병원에서 유전자치료를 연구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연수강좌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보고에서 文교수는 원발성간암환자 32명,기타 전이 간암 13명(췌장.대장.위.담도암등)을 대상으로 4개월간 치료한 결과 절반정도에서 효과가 있는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2차임상대상 환자의 기준은 ▶기존치료에 실패하고▶잔여생존 예상기간이 2개월 또는 그 이상의 말기암환자로 유전자치료실험에 대해 동의를 한 사람에 국한했다.특히 이들은 간경화 증상이 심하고,간문맥 이 혈전으로 막히거나 복수가 차는등 심각한 상태를 보인 환자들이었다.
文교수는 45명중 10명에게는 p53유전자만을,그리고 나머지35명엔 p53유전자와 함께 기존 항암제 시스플라틴(일반치료 용량의 절반)을 병용투여했고,유전자치료 적용대상이 아닌 대조군7명에겐 시스플라틴만을 사용했다.치료횟수는 각 2~4회.판정방법은 컴퓨터단층촬영(CT)및 혈관조영술에 의한 필름판독과 종양표식자를 이용했다.
그 결과 p53만을 사용한 10명중 1명에선 종양 완전소실,2명은 50%이상,1명은 25%이상 줄어들었고,나머지 3명은 현상유지,3명은 악화 또는 사망으로 나타났다.환자의 40%가 반응을 보인 것이다.
또 p53과 시스플라틴을 함께 투여한 35명중 2명에서 암세포가 완전소실됐고,7명은 50%이상,6명에선 25%이상 축소됐다.반면 현상태 유지와 암세포가 진행된 경우도 각 10명이었다.유효율은 43%.
그러나 이 성적은 p53유전자 결함에 의한 암환자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했을때 다소 올라간다.즉 전체 45명중 p53유전자 검색을 실시한 28명을 따로 분석한 결과 25%이상 암축소율을보인 환자의 비율이 54%(15명)로 증가한 것.
이 수치는 시스플라틴만을 투여한 대조군 7명의 종양축소율이 0%로 나타났고,또 기존 연구에서도 종양축소율 25%이상이 15%내외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한편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구역질.발열.혈구수치 저하.감염등이 보였으나 일과성이었고,신경독성.신부전 각 1명,패혈증이 2예에서 나타났으나 이로 인한 사망예는 없었다.
이날 文교수는“현재까지 p53유전자 결함에 의한 암에 대해서만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과 좀더 많은 환자와 장기간에 걸친 연구로 부작용과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전제하고“지금까지의 성적은 기존치료로 실패한 말기암환자에게 나름 대로 의미있는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文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올 가을 미국암학회와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 의학지 랜시트지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의료원 진단방사선과 이창준(李昌俊)과장팀도 30명의환자를 대상으로 같은 방법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